“당이 시스템을 강조하다 보니
젊은 초선 목소리 반영 잘 안돼”
“2030 중요” vs “청년 쏠림 위험”
당 쇄신 방향서도 엇갈린 의견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어느 시대 어떤 정당보다도 청년 정책을 많이 만들고 있고, 청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당 내부 상황을 보면 ‘전통’과 관례‘라는 이름으로 청년 의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그 모순이 지금 당의 위기를 만들었을 수 있다.”
한 수도권 지역구의 민주당 초선 의원은 2030의 외면을 받고 있는 당의 현실을 두고 “청년은 많은데 ’진짜 청년‘은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당이 시스템을 강조하다 보니 청년 의원들의 목소리가 제때 반영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청년 정당‘을 표방했던 민주당의 ’노화‘를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0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선으로 청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이 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와 중진이 주도하고 있는 행보를 두고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내고 있는데, 반면, 당 중진들 사이에서는 “이준석 현상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서 당 쇄신 과정에서의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존의 발언 순서를 바꿨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발언 이후, 수석최고위원인 김용민 의원 대신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동학 청년최고위원이 발언에 나선 것이다. 김 최고위원의 양보에 따른 변화로, 고용진 수석 대변인은 “(모두발언은) 당선 서열대로 하고 있는데 가끔씩 변화를 도모할 계획”이라며 “청년 입장을 우선해서 듣는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당 지도부 내에서조차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모양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나이로 따지면 45세인 김 최고위원도 청년에 포함된다. 청년들은 오히려 ’보여주기식 쇼‘라고 받아들일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비교해 청년 의제를 선점하는 등 ’청년 정당‘으로 평가받았다. 의석 수로만 봐도 현재 민주당은 야당인 국민의힘보다 청년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당장 민주당의 대표적인 2030 의원들로는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오영환(33)의원과 이소영(36), 장경태(38), 장철민(38), 전용기(30) 의원이 있다. 이 밖에 김남국(39) 의원 야당에서 30대 의원이 배현진(38), 지성호(39) 의원 둘밖에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내부 분위기는 ’청년 정치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의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청년들의 목소리가 ’관례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또 강성 지지층은 청년 의원들의 주장에 ’탈당하라‘는 식으로 문자 폭탄을 보내 청년 의원들의 입지를 오히려 좁히기도 했다”라며 “그러나 보니 젊은 의원들은 있지만, 젊은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 정당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당내 갈등에 더해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청년층의 관심이 국민의힘으로 쏠리는 상황에 민주당 내에서는 “그냥 있다가는 내년 대선도 위태롭다”는 위기론이 강하다. 당장 여당 대선주자 중 50세로 가장 젊은 박용진 의원이 ’빅3‘로 불리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여론조사에서 앞지르는 상황이 연출되자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14일 직접 E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등 주자들도 ’젊은 모습 보여주기‘에 덩달아 바빠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030 청년 지지 없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지난 재보궐에서 배웠다”라며 “내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다. 당내에서 ’86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청년에게만 쏠리는 정치가 위험하다는 중진 목소리도 있어 잡음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