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명계좌 전제조건
심사에 최소 3개월 필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에 사활을 걸었다.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오늘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를 해야 하는데, 신고 요건 중 하나인 실명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ISMS 인증이 필수다. 인증을 받지 못한 거래소들은 원화마켓을 포기하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21일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는 200여 개로 추정된다. 13일 기준으로 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는 20곳이다. 올해 8개 거래소가 ISMS 인증을 받았다. 개정 특금법이 지난해 3월 공포된 후로는 14개 거래소가 ISMS 인증을 받았다.
9월 24일까지 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지 못한 거래소는 현금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신고 요건 중 하나가 실명계좌 개설이다. 미신고 사업자로 거래소를 운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은행권에서는 자금세탁, 투자자 손실 등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ISMS 인증 여부를 기본적인 요건으로 삼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로부터 실명계좌 제휴와 관련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복수의 거래소를 대상으로 제휴를 검토 중인데 무엇보다 ISMS 인증 여부가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들의 ISMS 인증 신청은 6월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ISMS 인증 신청을 접수받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예비점검과 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결과는 인증위원회로부터 의결이 필요한데, 보통 3개월 이상 걸린다.
그간 은행 실명계좌가 없는 거래소는 대부분 벌집 계좌(법인 계좌 아래 다수의 개인 계좌를 두는 방식)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9월 24일까지 실명 계좌를 신고하지 않는 거래소는 현금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원화로 환전할 수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명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거래소들이 원화마켓을 포기하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만 거래되는 코인마켓에 한해 사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