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미국 가족 계획 세금 준수 어젠다’

국세청 예산 10년간 현재보다 50% 증액

“조세 집행 활성화”…추가세수 7천억弗 목표

“완전히 비현실적 계획”비판도

미국 재무부가 대기업과 글로벌 부호, 고소득자의 탈세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춘 국세청 전문 집행 직원 5000명을 뽑는다. 과세 집행력을 끌어올려 실제 내야 하는 세금과 납부한 세금의 차액(텍스갭)을 줄이려는 차원이다.

재무부는 20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미국 가족 계획 세금 준수 어젠다’를 발표했다.

복지 법안인 ‘미국 가족 계획’ 실행에 들어갈 최소 1조5000억달러(약 1670조8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려고 산하 기관인 국세청을 통해 이제까지 줄줄 샜던 세금을 최대한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목표는 향후 10년간 추가 세수 7000억달러(약 779조7300억원) 확보로 잡았다. 그 이후 10년간은 1조6000억달러다.

재무부는 이날 현행 텍스갭이 연간 약 600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걷히지 않은 세금만 잘 추려내도 산술적으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지출 계획에 도움이 되는 수준이다.

재무부는 “핵심은 조세 집행을 활성화하려는 것”이라며 “텍스갭을 줄이려는 건 대부분의 미국 근로자가 납세 의무를 이행하지만, 불투명한 출처에서 이익을 축적하는 고소득자는 그렇지 않은 ‘두 단계 조세 체계(two-tiered tax system)’를 끝내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세청이 추정하고 있는 향후 20년간 세수 확대 추이 [국세청 홈페이지]
미 국세청이 추정하고 있는 향후 20년간 세수 확대 추이 [국세청 홈페이지]

대기업·고소득자를 겨냥한 전문 집행 인력 5000명을 고용한다. 국세청 예산을 향후 10년간 현재보다 50% 가량 증가한 800억달러로 늘린다는 복안인데, 상당액은 인력 보강에 투입한다. 정보기술 시스템 현대화, 보안 등엔 약 60억달러를 투자한다.

기업과 고소득 납세자에 대해 허술했던 감독망을 촘촘하게 다시 짜야 할 필요성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자산 200억달러 이상인 기업의 납세 감사율은 2010년 98%에서 2018년 50%로 하락했다. 1000만달러 이상 벌어들인 납세자의 이 비율도 같은 기간 19%에서 7%로 떨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납세자의 감사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특히 부자에 대한 감사가 두드러지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의 예산을 늘리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공화당은 반대할 걸로 관측된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어젠다엔 은행에 대한 보고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자수입으로 10달러 이상을 번 납세자에 대해 은행은 기존에도 보고 의무가 있었는데 앞으론 법인·개인 계좌상의 자금 유·출입에 대해 추가 데이터를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

공화당 정책 분석가인 더글라스 홀츠-이킨 전 의회예산처(CBO) 이사는 이번 어젠다에 대해 “태양 아래에서 7000억달러를 벌 방법은 없다. 2500억달러라면 매우 기쁠 것”이라며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