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기준금액·회계처리 등 차이
금융상품으로 볼 경우 ‘제도권 진입’ 시그널
가상자산으로 번 돈, ‘기타소득’일까 ‘금융소득’일까. 가상자산의 법제화를 두고 여당 내에서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의 성격을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과세율과 과세액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관련 법안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발의한 가상자산업법안 제정안은 가상자산을 기타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같은당 노웅래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관련법안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의원은 코인을 각각 ‘가상자산’과 ‘암호화폐’로 명명하는 등 용어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이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가상자산에 따른 소득은 기타소득”이라며 “각 코인을 설명하는 백서에서 발행자와 이용자의 권리의무 관계가 명확하게 규정된 경우가 거의 없어 가상자산을 당장 금융상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기타자산으로 분류하면 코인은 보석, 미술품 등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
반면 노 의원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보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정부가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서 암호화폐는 일시 우발적 기타소득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암호화폐는 로또가 아닌 반복적인 매매의 형태를 가지는 주식 매매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 규정은 당장 과세기준과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이 의원 법안대로라면 정부안대로 내년 1월부터 연간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인한 소득이 250만원을 넘길 경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을 일괄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노 의원이 발의할 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주식처럼 양도소득 과세 방식으로 전환하고 다른 금융상품 소득과 합쳐 5000만원까지 공제해줘야 한다. 50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은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주식과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진입했다는 시그널로 읽을 가능성도 크다.
누진세율과 회계처리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노 의원은 “금융소득으로 분류하면 하후상박의 구조가 돼 투자이익이 큰 사람일수록 세금을 더 낸다”고 설명했다. 기타자산으로 볼 경우 한번 가상자산을 취득하면 매도할 때까지 회계장부상에 취득금액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반면, 금융자산으로 보면 회기마다 공정가액 평가를 하게 되는 점도 다르다.
이 의원은 “미국의 경우 이더리움 등 백서에서 권리관계를 확실히 규정한 일부 코인은 금융상품으로 보고 있다”며 “각 코인의 백서가 확실히 구비되면, 장기적으로는 금융상품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당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