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많은 시간 피하려 퇴근하고 택시타고 운동 간다”
전문가 “자정이라는 기준, 他업종과 형평성도 고려해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24시간 운영 헬스장을 다니던 대학생 유모(23·서울 동작구) 씨는 이전보다 이용객이 많아 당황스러웠다. 유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 한 해 내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심야나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왔다.
그러나 집합금지가 완화된 이후 영업시간이 오전 5~오후 9시로 제한되면서 오히려 평소 헬스장을 이용하던 시간대에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 유 씨의 설명이다. 그는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헬스장이라 원래도 출퇴근 시간에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엔 낮 시간에도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대한볼링경영자협회, 대한당구장협회 등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이 같은 일부 이용객들의 지적처럼 30일 “영업시간을 제한할 경우 오히려 밀집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오후 9시로 영업시간 제한을 설정한 이유와 자정으로 영업시간을 연장할 경우 발생하는 우려와 해결 방안 등을 묻는 질의서를 전달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이 31일 발표됨에 따라 당국에 영업시간 연장을 촉구하기 위한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정까지 실내체육시설 이용 시간을 늘리는 데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경기 성남시에서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최모(27) 씨는 “출퇴근 시간에 운동을 해보지 않아 사람이 얼마나 몰리는지는 잘 모르지만 최근 이용객들의 운동 시간이 전반적으로 당겨져 오후에서 오전으로 운동 시간을 옮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 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실내체육업주들의)의견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8) 씨는 “사람들이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오는지 요즘은 오후 7시 반께부터 북적북적하다”며 “그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퇴근 후 택시를 타고 헬스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후 9시 이후까지 이용 시간을 늘리는 건 방역 차원에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용 시간을 늘리면 밀집도가 줄어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조건이라면 체육시설은 이용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이용객들의 체류 시간 자체가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정이라는 시간의 기준이나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음식점, 주점 등과 형평성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