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세계 최대 메이저 골프 대회로 여겨지는 남녀 US오픈이 올해는 지역 예선전을 치른다. 두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 클럽에서 6월3~6일 열리는 US여자오픈과 애리조나주 라호야 토리파인스에서 6월17~20일 개최되는 US오픈의 예선 일정을 발표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고 ‘오픈’이지만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예선전 자체가 열리지 못했고, 세계 랭킹 등으로 각종 항목의 면제권(exemption)을 가진 선수들만 출전했다. 올해로 US오픈은 121회, US여자오픈은 76회를 치르는데 미국의 모든 골퍼와 골프장이 함께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예선전은 의미가 크다.
US오픈: 109곳서 1차 예선 세계 최고 난도를 갖춘 코스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남자를 뽑는다는 US오픈은 핸디캡 지수 1.4보다 낮으면 아마추어도 도전할 수 있다. 예선전은 2단계로 나뉜다. 18홀로 승부인 1단계 지역 예선은 4월 26일 테네시주 녹스빌의 폭스덴컨트리클럽부터 5월18일까지 미국 43개주와 캐나다를 합친 109곳에서 열린다. 43개주 중에 캘리포니아주가 14곳으로 가장 많고 플로리다주는 13곳으로 두번째다. 텍사스주가 6곳이며 뉴욕주와 펜실베이니아주는 각각 5곳에서 개최한다. 캐나다에서는 온타리오 칼레돈의 TPC토론토오스프리밸리에서 마지막 일정인 5월18일 경기가 열린다. 1차인 로컬 지역 예선전을 통과한 선수 500여명과 프로 중에 1차 로컬 예선을 면제받은 이들이 5월 하순부터 12곳 골프장에서 하루 36홀의 시합인 섹셔널(sectional) 예선을 치른다. 일본과 잉글랜드에서는 2004년부터, 캐나다는 2019년에 처음 2차 예선을 했지만 올해는 알 수 없다. 2년 전 재미교포 김찬이 일본에서 열린 2차 예선에서 4위로 마쳐 출전권을 얻었다. 예선전을 시작하면 1만명 내외의 신청자가 몰리는데 가장 최근인 2019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에서는 미국 알래스카주를 포함해 포함해 9,125명이 응모했다. 1,2차 예선 결과 156명이 치르는 본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17명이었다. 그 중 4명이 3,4라운드 주말 경기에 출전해 상금을 받았다. 지난 2014년에 1만127명이 신청한 게 최다 인원이고 이후 매년 9천명을 넘겼다. 당시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남녀 US오픈이 일주일 간격으로 동시에 열렸고, 또한 이 코스가 워낙 유명한 퍼블릭 리조트 코스여서 참가자가 급증했다. 두 번의 예선을 거쳐 출전했던 선수 중에 우승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없지는 않다. 1964년 켄 벤추리와 1969년 주한미군 출신의 오빌 무디는 로컬 및 2차 섹셔널 예선을 거쳐서 본선에 올라 우승한 선수들이다. 1961년 자동차 사고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벤추리는 그해 1, 2차 예선을 통해 출전한 US오픈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해 2차례 우승을 더 차지한 벤추리는 1966년 PGA투어 통산 14승을 마지막으로 이듬해 은퇴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이 열렸던 텍사스 휴스턴의 챔피언스골프클럽에서 열린 1969년 US오픈 챔피언 우승자 무디는 한국오픈과 KPGA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1967년 PGA투어 프로가 됐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고, 어렵사리 출전한 이 대회 우승이 유일한 PGA투어 우승이다. 2009년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는 섹셔널 퀄리파잉으로 본선에 합류하면서 우승에 이르렀다.
US여자오픈: 22곳서 하루 36홀 2년 전인 74회 US여자오픈에서 USGA는 4월22일부터 5월8일까지 25개의 지역 예선을 통해서 61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2014년부터 잉글랜드, 일본, 중국, 한국에서 해외 예선전을 열었는데 한국에서는 2부 투어를 뛰는 정지유, 국가상비군 마다솜이 출전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예선전 없이 세계 랭킹으로 출전자를 가린 이 대회에서 랭킹 70위권인 김아림이 출전해 우승했다. 올해 지역예선을 부활했으나 해외 예선전은 불가능해보인다. 36홀 경기를 치르는 예선전은 4월26일부터 5월13일까지 개최된다. 이 대회에는 여자 프로골퍼나 핸디캡 2.4이하의 아마추어 여자 골퍼라면 응모 가능하다. 22개 예선 코스 중에 캘리포니아주에서 4개 골프장으로 가장 많으며 플로리다주는 3곳의 골프장에서 예선전을 치른다.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전은 남자대회보다는 한참 늦은 1976년부터 시작했다. 역대 가장 많았던 지역 예선전 응모자는 지난 2015년 펜실베이니아주 랭카스터에서 열린 US여자오픈으로 무려 1,873명이 몰렸다. 2003년 펌프킨리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에서 힐러리 런키가 대회 사상 처음으로 지역 예선전을 통해 대회에 출전해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체리힐스컨트리클럽에서 열린 60회 대회에서 한국의 김주연도 예선전을 통해 출전해 마지막날 마지막 홀 벙커샷을 버디로 마치며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