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식품·화학사업 진출 선봉
1988년부터 12년간 대한상의 회장
“동유럽과 경제협력 증진시킨 분”
박용만 상의회장, 노고 떠올려
“제조업을 통해 산업보국을 실현해야 한다. 이것은 아버지의 시각이었으며 나의 신조이기도 하다”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김 명예회장은 평생 산업보국의 이념을 실천하며 우리나라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체육 등 각 분야의 발전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된다.
삼양그룹 창업주 수당 김연수 선생의 5남으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1949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삼양사에 입사했다. 이후 형이자 ‘영원한 동지’ 고(故) 김상홍 명예회장(2010년 작고)과 함께 제당, 화섬 사업에 이어 식품, 화학 사업으로 발을 넓히며 오늘의 삼양을 일궜다. 삼양그룹이 신규 사업에 나설 때마다 선봉에는 김 명예회장이 있었다. 1952년 일본 주재원으로 나가 제당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직접 확보했고, 귀국 후에는 울산 건설 현장에 내려가 군용 양철 슬레이트로 지은 간이 숙소에서 현장 근로자들과 생활하며 공사에 매진했다. 1980~90년대 섬유를 넘어 화학소재 사업 진출을 결정한 김 명예회장의 안목은 오늘날 삼양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밑거름이 됐다. 외환위기 당시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던 임원에게 인원 감축을 백지화시키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최장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1988년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12년간 네 차례(13~16대) 재임하며 국내 기업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21일 추도사를 통해 “고인은 헝가리, 불가리아 등 이전까지 경제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국가들을 방문하며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관계를 증진시킨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전국 상공인들의 경영환경 개선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우리 경제의 성장에 기여한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