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안전설비 교육 강화 등 대비

안전지침 강화…경영부담으로 이어져

생산환경 개선위해 인력 투입 확대 땐

기존 근로자들 임금 연쇄 감소 가능성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으로 새로운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해야하는 기업들의 부담 가중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실행해오던 안전관리 ‘매뉴얼’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산업재해 방지를 위한 대책까지 이중, 삼중의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혹시 모를 산업재해에 선제대응하는 차원에서 안전 관리 매뉴얼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인한 처벌수위가 회사의 경영 활동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강화되며, 지금까지 운영하던 자체 안전 매뉴얼을 강화해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산업재해로 대표이사가 법적 처리되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 만큼 안전관리 매뉴얼을 강화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작업자의 실수나 부주의가 아닌 이상 매뉴얼 대로만 하면 사고가 날 일이 없었는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침을 강화하면 여기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전 관리 시설와 직원 교육 확대에도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야할 판이라, 기업들의 ‘안전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중대재해법은 고용 확대를 주문하는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게 기업들의 목소리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며 이를 독려하면서, 기업이 사람을 쓰기 힘든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 직원 외에 하청업체 직원들만 해도 수백, 수천명인데 이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기업 입장에선 사람 쓰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인공지능(AI)나 생산 자동화 등에 매달릴텐데, 투자와 고용 늘리라면서 이렇게 처벌만 강화하면 그게 가능할까 의문이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이 고용과 직원들의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기업들은 생산환경 개선을 위해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을 늘리고, 작업자의 피로도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생산량을 줄이는 등의 고육책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2조3교대 작업을 하던 것을 3조2교대, 3조3교대 등으로 투입인원을 늘리게 되면 기업의 인건비는 물론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직원의 임금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안전을 위해 현장 투입 인원을 늘리려면 할 수 없이 기존 직원들의 근로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생산 효율은 늘지 않는데, 직원들의 처우는 그대로 유지하라는 것은 기업들의 부담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희·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