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에 조사활동 중단 요구
일본, 자국 EEZ 이유로 거부하며 항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 정부 선박이 11일 오전 사전협의 없이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측량조사를 실시해 우리 해경과 대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측은 한국 해양경찰청이 조사활동 중단을 요구했다며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12일 교도통신은 전날 오전 3시 25분께 나가사키현 고토 열도 남서쪽의 메시마 서쪽 139㎞ 해상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 '쇼요'(昭洋)를 향해 한국 해양경찰청 선박이 무선으로 조사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해양경찰청 선박은 쇼요에 접근해 "이곳은 한국 영해다. 해양과학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즉각 조사를 중단하라"며 약 6시간에 걸쳐 반복해서 조사 활동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어 한국 측에선 11일 오후 들어 임무를 교대한 다른 선박이 나서 약 5시간에 걸쳐 같은 요구를 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며 한국 측 요구를 현장에서 거부하고 조사 활동을 계속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자국 EEZ에서의 정당한 조사 활동이라고 주장하며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
해상보안청은 이달 시작한 이번 조사 활동을 내달까지 계속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관련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해상에서의 충돌은 종종 벌어지는 사안이라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8월에도 한국 해경은 일본 측량선 '헤이요'가 조사활동에 나서자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항의했다.
EEZ는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까지 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해양법상 수역으로, 인접국 간 수역이 겹칠 경우 상호 협의로 정하게 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당장 지난 8일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과 강제징용 노동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일본은 한국이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파기했다며,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근 양국은 상호 대사를 교체하는 등 관계개선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지만, 갈등 완화 계기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일본 소식통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정부는 지난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앞서 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정부는 이르면 2월 바이든 행정부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바이든 인수위원회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