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적자눈덩이…실업급여계정 사실상 고갈상태
전국민 고용보험도입도 재정부담…“결국 보험료 인상”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가 2025년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추진중인 가운데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11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12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작년 12월의 전체 구직급여 수혜자는 신규 신청자 10만8000명을 합해 총 60만명으로, 총 9566억원의 실업급여가 지급됐다.
이에 따라 작년 한 해 동안 실업급여 총지급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8552억원에 달했다.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2019년의 8조913억원보다 46.5%(3조7639억원)나 급증했다. 1년간 구직급여 지급액이 10조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예술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까지 일정 소득 이상의 모든 취업자에 대해 고용보험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처럼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고용보험 가입대상 확대.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정성이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구직급여, 고용유지지원금 등 지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작년에만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은 이미 사실상 고갈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은 2018년 5조5201억원에서 2019년 4조1374억원, 2020년 2조6830억원(9월 말 기준)으로 줄었고, 올해는 2조802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보험료 수입에서 지출을 뺀 재정수지는 지난해 -1조4544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192억원 흑자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온 돈을 감안한 수지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4조7371억원 적자가 났고 올해도 2조374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고용보험 적용 확대와 재정건전성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고용보험 적용 확대는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고 종사자에 국한된 시뮬레이션이지만 정부 연구기관의 재정추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7월 특고 고용보험이 시행되면 5년차인 2025년에 176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기금은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평상시 적립했다가 비상시에 지출이 급증하는 특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재정에 대한 대책없이 실업급여 지급 대상만 늘리는 것은 문제”라며 “결국 1.3%에서 1.6%로 올린 고용보험료 추가 인상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