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예산안 서명 지연…실업급여 일부 종료·세입자 보호 조치도 종료 임박
서명 거부 트럼프, 플로리다 휴양지서 골프 즐겨
공화·민주 양당 모두 조속한 서명 촉구…비판 목소리 높아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산안 서명 거부 ‘몽니’로 인해 일부 실업자 보호 조치 시한이 만료되고,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업무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 미국 경제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회가 통과시킨 2조3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과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대통령 서명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부양책 서명 거부로 인해 약 1400만명에 이르는 미국인들에게 지원되던 실업 프로그램들이 이미 종료됐거나 아무런 대책 없이 이달 말로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우선 일반적으로 실업수당 대상이 아니던 프리랜서와 임시노동자, 자영업자 등에게 혜택을 주는 실업지원 프로그램이 지난 26일로 마감됐다. 또, 긴급실업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주정부의 자금 부족 시 연방정부가 13주간 추가로 보조하는 정책은 이달 말로 시한이 종료된다.
의회는 이 두 지원책을 11주 연장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이번 서명 지연 사태로 인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밖에 기존 혜택과 별도로 모든 실업자에게 기존 실업수당에다 내년 3월 중순까지 추가로 주당 300달러씩 주는 내용도 불투명해졌고, 임대료를 내지 못한 약 920만명 세입자를 강제로 퇴거시키지 못하도록 한 정책도 예산안이 확정되지 못할 경우 이달 말 끝나게 된다.
오는 29일부터는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 대한 서명 지연에 따른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연방정부 운영에 필요한 임시예산은 28일까지만 확보된 상태다.
앞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성인 1인당 600달러씩 지급하겠다고 합의한 금액이 너무 적다며, 2000달러로 늘려야 한다고 예산안을 비판했다.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에 대한 서명 없이 자신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 크리스마스 연휴 내내 골프를 즐겼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미 의회 내부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고려한다면 현 법안에 우선 서명한 뒤 자신이 주장하는 2000달러 현금 지급 법안을 추진하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같은 날 폭스뉴스에서 “서명을 끝내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혼돈과 비극을 부른 변덕스러움으로만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 상·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거부에 대비해 연말 워싱턴DC로 복귀를 의결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