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1심 재판부 탄핵’ 청원 40만명 돌파
현직 판사 “재판이 잘못되면 항소하면 되는 것”
“재판 내용 지적하며 탄핵 얘기, 삼권분립 침해”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원이 정경심 교수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인용하면서 ‘법관 탄핵’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까지 법관 책임론에 가세하면서, 법원 안팎에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처사라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정경심 교수 1심 재판을 맡은 판사 3명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자는 “헌법과 법률적 양심에 따라 판결을 했다는 것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법원을 향한 공세는 일부 친정부 지지자들과 함께 여권 의원까지 가세하며 더욱 가열됐다. 이들은 재판부의 이번 판결을 ‘사법 쿠데타’, ‘법조 카르텔’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도 정 교수의 선고 이후인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사법 개혁의 시작은 판사 탄핵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게시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3권 분립 위배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정경심 교수 판결 내용을 가지고 탄핵 얘기가 나온다면 재판의 내용을 가지고 하는 것이니, 삼권분립이나 재판권·법관·재판의 독립이 침해되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재판 내용이 잘못되면 항소를 해서 다툴 수 있을 뿐이지, 재판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탄핵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 결정례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탄핵심판에 따른 파면결정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경우라야 내려질 수 있다. 단순히 특정 사건에 유죄판결했다는 이유를 탄핵사유로 삼기는 어렵다.
인터넷 커뮤티니에서는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의 사진과 함께 인신공격성 글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법원장 출신 현직 부장판사도 “너무나 당연한 판결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난”이라며 “탄핵 운운은 정말 더 이상 입에 담기조차 힘든 짓”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 ‘법관 탄핵’ 공세의 도화선이 된 정 교수의 판결의 경우, 10개가 넘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실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재판 당시 업무방해 단건으로 징역 3년이 선고된 것을 감안하면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된 입시비리 혐의 외에도 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증거인멸 등 혐의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정 교수가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미실현 이득액을 포함해 2억3600만원대의 이득을 본 것 역시 실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단 지적이다.
정 교수 사건 외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복귀를 결정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도 여권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법원이 황당한 결정을 했다”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쿠데타에 다름 아니다”라 게시했다. 하지만 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사건 인용률은 70%가 넘기 때문에 오히려 기각하는 일이 드물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