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이젠 트로트 방송 좀 그만 해주세요!”
올 한해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킨 트로트 콘텐츠가 연말에도 쏟아지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의 재방송 편성에 이어 신규 프로그램까지 가세, 트로트 콘텐츠의 대홍수다.
방송사들의 트로트 과열 경쟁으로 열기 못지 않게 한편에서는 ‘재탕’ ‘삼탕’ 프로그램으로 “트로트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며 지루함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이달 들어 MBN의 ‘트롯파이터’, TV조선 ‘미스트롯2’, KBS ‘트롯 전국체전’ 등 신규 프로그램까지 가세, 방송 콘텐츠의 ‘트로트 쏠림’이 더 극심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트로트 광풍이 불면서 월 재방송만 무려 1000회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하루에만 수십회에 달하는 재방송 횟수 때문에 “TV만 틀면 나온다”며 불만을 얘기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트로트는 올 한해 말그대로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송가인, 임영웅, 김호중,영탁 등 트로트 방송으로 발굴된 신인 가수들이 스타덤에 오르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흥행 보증 수표로 방송 콘텐츠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이면에는 비슷 비슷한 구성과 출연진으로 한계에 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트로트 방송을 그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자신을 무명 트로트 가수라고 밝힌 A씨는 국민 청원을 통해 “무명 트로트가수로 처음에는 트로트가 활성화 돼 좋았지만 무명 가수 수십만명이 다 죽은듯 하다”며 “TV에 나오는 오디션 가수들은 광고까지 섭렵하며 종횡무진 하는 반면, 언더그라운드에 묻혀있는 가수는 얼굴 한 번 못내밀고 묻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러면서 “방송국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르가 트로트밖에 없는 듯 시청률에 목을 매고 있다”며 “이제는 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구성해 달라”고 덧붙였다.
A씨의 사례처럼 특정 가수들의 쏠림으로 오히려 무명 가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트로트 시청률도 한계에 와 있는게 사실”이라며 “트로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 출연진 등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