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박모(32)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그릇 등을 새로 장만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돈이 한 달 새 50만원. 박 씨는 “예전엔 퇴근 후 씻고 자기 바빠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집 인테리어가 집에만 있으니 거슬리기 시작했다”면서 “그렇다고 집을 뜯어고칠 순 없어 할 수 있는 것부터 야금야금 바꾸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이 나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인테리어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구, 가전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집 꾸미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도 크게 늘었다.
22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OS 기준 홈 인테리어 특화 앱 ‘오늘의 집’ 사용자수가 223만800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105만1800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오늘의 집 사용자수는 코로나19 확산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 1차 대유행 발생 전인 2월 이전엔 사용자수가 110만명 수준에 머물렀지만, 2월을 기점으로 128만명을 넘어서더니 4월엔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던 7월까지 180만~190만명대를 유지하다 2차 대유행이 터진 8월 들어 다시 216만명대로 올라섰다. 10월엔 오늘의 집 역대 최대 사용자수인 238만7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홈 인테리어 유통 전문회사 ‘한샘’의 공식 쇼핑몰앱 ‘한샘몰’도 양상은 비슷하다. 올해 1월 들어 처음으로 사용자수 15만명을 달성한 뒤 줄곧 20만명대의 사용자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에도 23만6000명이 한샘몰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견물생심’이라고, 많이 들여다보는만큼 지출도 늘었다. 실제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코로나 1·2차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인테리어 관련 소비가 크게 늘었다. 올해 1~10월 누계 매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가구판매점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실내 인테리어 업종 매출은 15% 많아졌다. 인테리어 효과가 작지 않은 셀프 텃밭과 플랜테리어 관련 매출도 9~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크리스마스 앞둔 12월에도 관련 매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집콕’ 시간이 늘다보니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만큼 관련 아이템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이모(31) 씨는 “작년까진 사치라 생각했는데 올해는 코로나블루를 겪으며 크리스마스 트리라도 사지 않음 안 되겠다 싶어 작은 거 하나를 구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