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강한 제재
추상적·포괄적 의무 부여 ‘과잉 입법’
최고 5년이상 징역형…감당키 어려운 부담
사후처벌→사전예방 중심 전환 바람직
더불어민주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속도를 내면서 재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의 사망사고 등이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기업 등의 처벌을 강화가 주요 내용으로 기업인들이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산업재해로 사망 시 3년 이상 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벌금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년 이상 징역 또는 5억원 이상 벌금, 임이자 국민의 힘 의원은 5년 이상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기업들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 최근 기업규제 3법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통과되면 기업들의 전반적인 경영활동이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망사고 발생시 사업주 처벌형량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처벌 수위를 질적·양적으로 대폭 상향시켰다.
영국의 경우 안전·보건조치 위반시 사업주 처벌기준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상한없는 벌금에 처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최장 2년 이하 금고형 또는 20만 싱가포르달러이하 벌금형이다. 독일, 프랑스 캐나다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미국과 일본은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이다. 반면, 현행 산안법만으로도 한국은 7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매우 높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팀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강한 제재규정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매우 추상적이고 포괄적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사고발생 시 고위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최고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과잉입법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사업주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법률안의 모델이 된 영국의 ‘법인과실치사법(2007년)’제정 이후 10년간 26개 기업이 벌금을 부과 받았으나, 모두 중소기업이었고, 절반 이상은 수 억원의 벌금을 감당하지 못해 폐업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새로 만들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면 상당수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법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 사고 책임자는 물론 법인과 대표까지 3중으로 처벌하는 너무나 가혹한 법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미 1월부터 시행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으로도 대표를 7년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어 미국, 일본 등의 6개월이하 징역형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다”면서 “중소기업의 99%는 오너가 곧 대표인데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게 대표는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완화해야한다”고 우려했다.
경영계는 선진국 수준의 사망재해 감축을 위해서는 ‘사후처벌 중심’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의 산재예방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영계는 “사업주와 소속 안전관계자, 원청과 하청 간 명확하고 적정한 역할과 책임 정립 필요하다”며 “사전예방 안전관리시스템 강화, 산업현장 특성에 맞는 맞춤형 안전정책 수립, 민간기관 활성화 등 전문성과 다양한 산업현장 특성에 기반한 예방정책 활동 강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