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에 걸친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국회 시정연설은 경제살리기에 정부의 역량이 총집결돼 있으니 국회가 조속히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해 시정연설 때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 정국의 핫이슈에 관한 언급이 있었지만, 올해 연설에선 온전히 경제 살리기ㆍ국가대혁신에만 올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야당 등 일각에서 비판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결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박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정부의 내년 살림살이가 어떻게 짜여졌고, 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선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려는 모습이었다.
▶경제 살리기 대책 종합판=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지금이야 말로 우리경제가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한 건 한국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로 불리는 현 정부의 확장적 예산 편성도 정부가 ‘현금 살포’를 불사하고서라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응급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박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박 대통령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예산을 짰다는 점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정부로선 각별한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와 수출이 균형된 경제’ 등 3가지 분야에 걸쳐 주요 정책과 예산 배정 상황을 비교적 소상하게 언급했다. 그는 우선 국민 안전을 위한 예산을 전 분야에 걸쳐 가장 높은 수준인 17.9%로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국가 안전대진단을 추진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취약시설엔 안전투자펀드나 예산을 투입해 보수하겠다고 했다.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가 안전산업을 육성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과 관련해선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 공기업 부채를 연말까지 33조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선 “어느 정부도 이런 개혁이 두렵고 피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연내 개혁안 처리방침을 확인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창조경제, 중국ㆍ뉴질랜드ㆍ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진력하기로 했다. 또 내수와 수출이 균형잡힌 경제를 위해 서비스업 육성의 필요성을 밝히고 보건의료ㆍ관광ㆍ금융ㆍ콘텐츠 등 5+2 유망서비스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 지연으로 예산 집행 불가 한탄=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민생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13만명의 신규 기초 생보자를 위한 23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한푼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당사자분들에게는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겠습니까”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창업가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크라우딩 펀딩제도, 주택시장 정상화 법안, 외국인의 의료광고 허용 등 관련 법안을 속도감 있는 국회 처리를 재차 호소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 “분명 우리는 대혁신으로 다시 태어나고 대도약으로 다시 한 번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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