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본회의장은 둘로 애매하게 쪼개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여당은 박수와 웃음으로 맞았고, 야당은 침묵과 굳은 표정 속에 이따끔씩 박수만 쳤다.
이날 오전 10시2분, “지금 대통령께서 입장하시고 계십니다”라는 장대섭 국회 의사국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쥐색 계열의 자켓를 입은 박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중앙통로를 통해 연단으로 내려가는 내내 양옆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서 박수로 환영하며 박 대통령과 눈인사를 나눴다.
본회의장 의원석 오른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무표정하게 일어서서 지켜봤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 문재인ㆍ조경태 의원은 일어서서 이따끔씩 박수를 쳤지만, 신경민ㆍ진성준 의원은 끝내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김한길ㆍ안철수ㆍ신기남 의원 등 5명은 본회의에 불참했고 이목희ㆍ송호창ㆍ장하나 의원 등 7여명은 뒤늦게 회의장에 나타났다.
박 대통령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입을 떼자, 김재연ㆍ이상규ㆍ김미희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바라보거나 무표정으로 간간이 모니터만 바라봤다.
여야의 엇갈린 표정은 시정연설 내내 이어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40여분에 걸친 시정연설 중 모두 27차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언급할 때는 문장이 끝날 때마다 큰 박수소리가 흘러나왔다.
야당 의석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박수를 보낸 의원은 없었다. 문 위원장은 의자 깊숙이 몸을 묻은 채 가져온 문건만 집중해 바라봤다. 문 위원장 옆자리의 우 원내대표와 정세균 의원은 5분 간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만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 시작 20분 전인 오전 9시41분에 국회 본청 앞에 도착했다. 국회 본청 출입구에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이 늦가을 추위 속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으나 대통령은 농성장에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본청으로 입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회의장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와 함께 18분간 환담을 나눈 뒤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