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선임, 양도세 부과 취소소송 준비 중

지주사 전환 과정서 획득한 양도차익, 사망으로 승계되지 않아

LG그룹 등으로 소송 확대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조원태 회장 등 한진그룹 일가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사망으로 납부했던 300억여원 규모 양도소득세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에 나선다. 이같은 소송은 유사한 상황에서 과세가 이뤄진 LG 등 재계 다른 그룹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높다.

22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 등 일가가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양도소득세 과세처분 취소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은 지난 2014년 한진그룹 지주사 전환시 조 전 회장이 한진칼에 현물출자하고 받은 보통주 628만5040주(지분 8.87%)에 대해 부과된 양도세로, 약 330억~37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 등과 소송대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조만간 소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앞서 확정된 삼양그룹 건에 대한 판례에 주목해 진행되고 있다. 삼양그룹 대주주들은 지난 2012년 지주사 체제 전환시 삼양사 지분을 현물출자해 삼양홀딩스 주식을 획득했다. 이때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외동딸 김영난 씨 역시 삼양사 주식 8만5700주를 현물출자하고, 삼양홀딩스 주식 8만5549주를 교부받았다.

이후 2013년 11월께 김 씨가 사망하면서 삼양홀딩스 주식이 남편인 송하철 모나미 부회장과 자녀인 송근화, 송지영 씨에게 상속됐고, 과세당국은 이를 과세이연의 중단 사유인 ‘처분’으로 보고 양도소득세 11억여원을 과세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제38조의2)은 지주사 설립·전환시 현물출자해 바꾼 주식에 대해서는 처분시까지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 과세를 이연시켜주고 있다. 지주사 전환 장려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특례로, 대주주 일가가 지주사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과세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송하철 외 2인은 지난해 3월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승소했다. 행정법원은 사망으로 인한 상속은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규정한 처분이 아니므로, 상속인에게 양도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봤다. 피고인 용산세무서장은 올해 1월 상소했지만, 9월 소를 취하해 원심이 확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앞선 판례가 한진그룹 사례에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도 지주사 전환시 조 전 회장이 대한항공 주식을 현물출자해 획득한 한진칼 주식에 대한 양도차익이 과세되지 않고 이연돼 왔다. 조 전 회장 사망 후 조 회장 등 상속인에게 부과된 양도세 역시, 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부과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단 전망이다.

조 전 회장이 남긴 한진칼 지분(보통주 17.84%, 우선주 2.4%)에 대해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2700억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300억원 가량을 반환받게 되면 일부 상속세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자금이 조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추가지분 확보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조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이다.

이같은 소송은 LG 등 재계 다른 그룹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LG그룹 역시 2003년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당시 고 구본무 전 회장은 현물출자를 통해 ㈜LG 주식을 확보했고, 이에 대해 유지되던 과세이연이 지난 2018년 구 전 회장 타계로 구광모 현 LG그룹 회장 등 상속인들에게 과세됐다. 양도세는 2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같은 논리로 과세된 사례에서 앞선 판례가 소 취하로 확정된 경우, 다음 사건에서도 자동적으로 같은 판결이 내려질 개연성이 높다”며 “과세이연 조치가 2022년 일몰되기 전까지 유사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