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한국과 미국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와 함께 한미연합 사령부와 미 2사단 210화력여단의 한강이북 잔류에도 합의했다. 당장 용산기지 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의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져 미군기지 개발 계획을 갖고 있는 지역주민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연합사, 용산기지 부지 10% 이내 계속 사용=이번 합의로 연합사와 미 2사단 210화력 여단은 현재 위치인 용산기지와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 당분간 남는다. 애초 한미가 2002ㆍ2004년에 각각 체결한 YRP와 LPP에 따르면 서울 도심의 9개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은 2016년년까지 모두 평택으로 갈 계획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하면서 (당초 2015년 12월 전작권 전환과 함께 사라질 예정이던) 연합사를 어디에 두는 것이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를 놓고 고심했다”며 “국지도발과 전면전 등 위기상황에서 연합사가 우리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와 유기적으로 협조하려면 전작권 전환 때까지는 기존 용산기지에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한미가 공감했다”고 말했다.
전작권을 행사하는 연합사령관(미군 4성 장군)은 전시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합의한 지침과 지시를 받아 한미연합군을 작전통제하기 때문에 연합사가 지금처럼 우리 군 수뇌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사의 본부기능은 현재 위치에 남는다”며 “이에 따라 용산기지 메인포스트에 있는 연합사 본부 건물(화이트 하우스)과 작전센터(CC서울), 미 8군사령부 건물이 위치한 필수 부지는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원래 기존 합의에 따르더라도 용산기지 내 사우스 포스트의 일부 부지는 용산기지를 반환해도 주한미군이 사용하도록 돼 있었다”면서 “그것을 포함해 전체를 100이라고 봤을 때 이 가운데 10% 이하(부지 면적)로 연합사 본부가 유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210화력여단 2020년께까지 잔류=국방부 관계자는 210화력여단의 한강이북 잔류에 대해서는 “대화력전은 전쟁 초기 국가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에 한미 연합군의 대화력전 수행능력을 약화시킬 수 없다는 점에 한미가 공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ATACMS), 신형 다연장로켓 발사기(M270A1) 등으로 무장한 210화력여단은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하면 북한군의 장사정포와 방사포 진지 등을 무력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평택으로 이전하면 전쟁 초기 임무수행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계획이 발표될 당시부터 제기됐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평택에 있는 210화력여단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한강이북으로 전개돼야 하는데 전쟁 초기 도로사정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한국군의 대화력전 수행능력이 보강될 때까지 잔류토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기지 공원 전환 사업 차질?=연합사나 210화력여단 부지는 지자체에 매각될 예정이었고, 해당 지자체는 이미 공원조성 등의 개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라서 두 부대의 잔류로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등은 반환되는 용산기지를 대규모 도심공원으로 조성하고 동두천시도 210화력여단 부지를 다용도로 활용할 계획을 수립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사의 본부 기능이 용산기지에 남더라도 용산공원 조성계획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요청한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미국이 수용하는 대신 미측이 강력 요구한 연합사와 210화력여단의 잔류를 정부가 수용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이른바 ‘빅딜’이라는 지적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부가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시기를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따라 재연기하자고 요청한 상황에서 미측의 연합사 및 210화력여단 잔류요청을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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