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억원으로

도봉구만 못미쳐

“이제 서울 지역의 똘똘한 한 채는 가격대가 너무 높다. (내 집 마련) 진입 수요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김효선 IBK 기업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정부가 고가 아파트 시장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동안, 중저가 아파트가 몸값을 높이는 키맞추기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지역에서 ‘10억원 아파트’가 증가세다. 집값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서울 외곽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대표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도 도봉구만 남기고 10억원을 넘겨 거래된 지 오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달에도 오히려 11억원, 12억원, 13억원 등으로 몸값을 더욱 높이고 있다.

▶1년 새 5억원 오른 강북구 새 아파트, 서울에선 사라진 중저가=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의 각 자치구별 84㎡의 실거래 등록된 매맷값을 집계한 결과, 25개 자치구에서 중랑구와 도봉구를 제외하고 모두 10억원을 넘겼다.

상승 속도도 빠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2차는 지난달 17일 84㎡이 13억원으로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전년 동기 같은 면적 매맷값은 처음으로 9억원을 넘겼고, 한달 전 실거래가도 이보다 1억원 이상 낮은 11억8500만원이었다.

구로구 신도림동의 동아 2차도 올 6월 84㎡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겨 거래됐는데 지난달 22일에는 11억8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84㎡ 30층이 9월 9일 11억99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고, 26일에는 전세도 보증금 6억원 최고가를 기록했다.

노원구에선 건영3차 아파트 84㎡가 지난달부터 1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북구 꿈의숲해링턴플레이스 같은 면적은 지난달 10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올 초 5억3000만원보다 5억원이나 오른 값이다.

▶서울 외곽 ‘내 집 마련’ 수요, 경기도권으로 이동하나=중저가 아파트들의 상승세는 당초 3040 세대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집중됐던 6~7월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두달 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6200여건으로, 8월과 9월 현재까지 신고된 7500여건 대비 3.5배 가량 많다.

그러나 정작 거래가 줄어든 9월에도 소외됐던 서울 외곽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실수요자 위주로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가하면서, 서울 외곽 및 중소형으로의 매수세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이제 서울 전역이 오르면서, 서울 외곽에서조차 ‘내 집 마련’ 수요의 접근이 어렵다는데 있다. 노원구에선 상계 주공7단지 79㎡가 지난달 10억4500만원에 팔리며 첫 10억원을 넘기는 등 점점 10억원대 아파트가 중소형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이들이 경기도권으로 옮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청약당첨 가능성이 낮은 서울의 전세 세입자는 전셋값 상승에 수도권 매수 수요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8월부터 급감한 것과 달리, 경기도 아파트 매매량은 7월(2만2370건), 8월(1만4340건)에 이어 9월(1만1738건)을 기록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