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규모 삼일 이어 삼정·한영·안진 순
신외감법 도입, 감사수수료 증가로 매출 증가
M&A 회계자문도 매출 견인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삼일·삼정·한영·안진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들이 지난 회계연도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신(新)외감법 도입 이후 회계감사 부문의 수익이 증가하고,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경영자문 실적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빅4 회계법인들의 한 해 성적표인 2019회계연도 실적이 잇따라 발표됐다. 각 법인들의 결산월이 달라 해당 연도 실적을 나란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매출 기준 삼일회계법인(6월결산)부터 삼정회계법인(3월결산), 한영회계법인(6월결산), 안진회계법인(5월결산) 차례로 순위가 매겨졌다.
‘부동의 1위’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보다 11.6% 늘어난 6848억원을 기록했다. 창립(1971년) 이후 최대 매출이다. 대성산업가스, 웅진코웨이 등 굵직한 M&A에서 회계자문을 담당하며 호실적을 냈다. 삼일은 경영자문(36.7%)·회계감사(34.5%)·세무자문(27.0%) 등 주요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타 법인에 비해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결산법인인 삼정회계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기대비 18%가량 성장한 5615억원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분야별로는 경영자문 매출 비중이 53.8%로 압도적인 가운데 회계감사 31.8%, 세무자문 14.6% 등이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해 매출 3880억원을 기록했다. EY컨설팅을 포함한 EY한영 전체 매출은 506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하나금융그룹, 기아차, SK 등을 고객사로 보유한 회계감사 부문에서는 매출 1409억원을 기록, 30%대가 넘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또, 세아상혁의 태림포장 인수, SKC의 PO(프로필렌옥사이드) 사업부 매각 등에서 회계자문을 맡아 경영자문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전년대비 6% 성장한 매출 3453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지난 2015년 일찌감치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고전을 면치 못하다 최근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에 동박 제조업체 KCFT 인수전에서 매각측인 KKR 자문을 맡은 바 있다.
한편 이번 회계연도부터 공시가 의무화된 연 5억원 이상 고액연봉자 현황도 눈길을 끌었다. 삼일회계법인에서는 최근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김영식 전 대표가 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후임인 윤훈수 현 대표, 배화주 공동대표 등 20명이 이름을 올렸다. 삼정회계법인은 김교태 회장 15억원 등 10명이, 한영회계법인에서는 박용근 대표 등 6명, 안진회계법인은 홍종성 대표 등 2명이 해당됐다.
올해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본격 시행으로 변화하는 판도도 주목된다. 안진회계법인은 올해부터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외부감사인을 맡게 됐다. 40여년간 삼성전자 감사를 도맡아 오던 삼일회계법인은 신한금융지주를 새 고객사로 맞고, 한영은 KB금융지주를 맡는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들의 변동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회계법인들은 이해관계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감사와 경영자문 고객사를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어 감사 고객을 놓쳤더라도 M&A 자문 등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