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희생 커” vs “못 막으면 진짜 불황”

전문가 “지속위해 완화…경계심은 유지해야”

수도권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향후 2주간 2단계로 낮춰 시행하기로 한 정부 결정에 시민들은 시장활성화를 고려한 대응이라며 반색을 표하면서도, 방역보다 경제에 방점을 찍은 이번 결정이 시기상조는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14일 정부의 결정에 대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전반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프집 점장 김모(31)씨는 “그간 9시까지밖에 영업을 못 하면서 2주간 매출이 60%가 넘게 떨어졌는데, 발표 내용을 보고 매출이 다시 늘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스크린 골프장은 14일 0시부터 당장 정상영업에 들어갔다. 이곳 업주는 “지난 2주간 골프를 못 친 손님들이 더 답답해했다. 시청에 문의하니 14일 0시부터 영업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이용하던 직장인 권모(39) 씨는 “당장 평소처럼 카페를 이용할지는 모르겠지만, 식당·PC방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그간 희생이 너무 컸다”며 “정부로서도 고민이 많았겠지만, 일단은 확산세가 꺾였으니 적절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47) 씨는 “모두가 힘든 때인 것은 인정하지만, 더 힘들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추석연휴 때까지 강도 높은 거리두기로 경각심을 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대학원생 이모(28) 씨는 “아직은 경제보다도 방역에 중점을 둬야할 때가 아닌가 우려된다”며 “지금이 밤새 술마실 때인가. 방역에 구멍에 뚫리면 향후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완화된 방침으로 재유행이 우려된다는 의견과, 거리두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이번 결정이 적절했다는 평으로 갈렸다. 다만 양측 모두 향후 시민들의 경계심 완화와 추석연휴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장에서 거리두기 2단계에 맞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면 좋겠지만, 만일 참여율이 떨어지거나 국민들이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경우 재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방역의 입장이라기보단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고려한 경제적 측면의 선택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방역은 이미 세운 기준과 원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경제의 문제는 다른 방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방역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본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만든 이유는 방역과 경제 상황을 모두 지속가능한 형태로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모든 국민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역조치는 지속할 수도 없고, 경제 타격과 국민들의 높은 피로도 등 출혈만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 집회에 코로나 확산 위험이 높은데, 이 기간에 코로나19 취약 계층인 고령층의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