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보수적 접근을

2030 강제저축, 목돈 마련

4050 자산배분, 은퇴 준비

6070 현금흐름, 원금 관리

지난 3월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폭락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 국가들의 유동성 공급으로 금융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저성장, 저금리 환경은 당분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환경의 변화를 감안할 때 은퇴자산의 마련과 관리를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다. 특히 세계 최고속도의 고령화를 체험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후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상당히 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중후반부터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은퇴자산 마련이 금전이든 시간이든 현재의 여유를 희생해야 하는 만큼 쉽지는 않다. 100세 시대에는 노후기간이 경제활동기와 비슷한 30~40년으로 길어지는데 이 기간 중 은퇴 직전 소득 대비 60~70%의 월생활비를 꾸준히 확보하려면 일찍 대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은퇴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생애주기별 특징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은퇴자산은 적립(20~30대), 형성&운용(40~50대), 인출(60대 이상)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단계별로 소득과 소비의 규모 및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현재 나의 생애주기상 위치에 따라 은퇴자산 관리 포인트도 달라지게 된다.

◆ 적립단계(20~30대) : 강제저축과 장기투자를 한 종잣돈 마련

소비가 본격화 될 시기에 지출항목을 체크하면서 일일이 통제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차라리 목표 저축액을 정해 놓고 월급날 자동이체를 통해 강제로 저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강제저축의 비율은 만약 부양가족이 없는 미혼이라면 월 급여의 50% 이상을, 가정을 꾸리고 자녀가 생긴 30대라면 세후 수입의 20~30%를 목표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나중에 큰 리스크를 지지 않고도 은퇴직전 월 소득의 60~70%의 생활비를 창출할 수 있다.

덧붙여 투자자산을 활용한 적극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선배들에 비해 사회 초년생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시간적인 여유다. 향후 30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가능한 만큼 유망한 해외주식형 자산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가져가되, 3~5개의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종목 분산과 분할매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이 시기에 우선적으로 가입할 금융상품으로 청약종합저축이나, 매년 400만원까지 연말정산시 세액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상품을 들 수 있다. 이 때 연금저축의 편입상품으로 TDF(타겟데이티드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자산운용사에서 종목 선택뿐만 아니라 은퇴 예상시점에 맞게 자산배분도 대신해 주기 때문에 바쁜 투자자들이 보다 편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 형성&운용단계(40~50대) : 자산배분, 대체투자를 통한 자산가치의 안정적 증식

40대~50대는 일단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10년 전후에 불과한 만큼 은퇴설계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어느 정도 형성된 자산의 실질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정적으로 증식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과거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이 시기는 수입뿐만 아니라 지출규모도 동시에 커지는 만큼 저축이 쉽지 않지만 적어도 세후 수입의 10% 이상, 가급적 15~20% 정도는 목표 저축률로 정하고 이행할 것을 권유한다. 저축방법으로는 역시 위에서 언급한 강제저축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미 형성된 목돈은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 균형을 갖춘 중위험·중수익 포트폴리오로 운영하는 것을 권한다. 본인의 투자성향을 감안하되 주식 편입비는 가급적 50% 미만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여기에 재간접헤지펀드, ELF(주가지수연계펀드) 등 중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상품과 더불어 해외투자상품에 대한 비중을 넓힐 필요가 있다.

금융상품으로는 기존의 청약종합저축이나 연금저축상품 외에 역시 700만원까지 추가(연금저축 합산)로 연말정산이 가능한 개인형 IRP(개인퇴직계좌)를 추천한다. 추가적인 여유가 있다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나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같은 절세효과가 높아 추천할 만하다.

◆ 인출단계(60대 이상) : 중도파산 없는 생활자금의 인출

재산 인출기인 60대부터는 현재 모아 둔 재산을 인출하며 생전에 돈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목돈을 매년 얼마나 인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저금리가 지속될수록 생전에 원금이 소진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도 어느 정도의 투자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급적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은 보수적 자산배분을 통해 은퇴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주식 같은 투자자산의 편입비는 20% 미만으로 가지고 가는 반면, 채권, 예금 등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수익이나 배당을 통해 생활비를 창출할 수 있는 인컴형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동산 리츠, 월지급식 ELS(주가지수연계증권), 해외 고금리 채권 등이 좋은 예이다.

의학의 발전으로 예상보다 오래 살 위험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이를 대비해 생활비 중 일정 수준 만큼은 종신형 연금수령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물론 국민연금으로 최소한의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지만, 주택연금이나 사적연금보험을 부가해서 필수 생활비의 절반 이상은 지속적으로 지급받는 구조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곽재혁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