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발병 6년간 공식언급 안해무분별한 공포심 확산 루머 양산오바마, CDC 전격 방문 빠른 대응 감염자 ‘낙인’ 찍으면 더 큰 위협‘전염병 역사속 교훈 찾자’ 자성론

레이건, 발병 6년간 공식언급 안해 무분별한 공포심 확산 루머 양산…오바마, CDC 전격 방문 빠른 대응

감염자 ‘낙인’ 찍으면 더 큰 위협…‘전염병 역사속 교훈 찾자’ 자성론

에볼라 바이러스는 진정 ‘제2 에이즈’일까. 미국의 세번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비행기에 탑승했던 것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에볼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공포심을 가라 앉히고 후천성면역결핍증(HIVㆍ에이즈)과 같은 치명적 전염병에 대항했던 인류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비영리단체 아스펜연구소의 루스 카츠 이사의 기고문을 싣고 “에이즈 위기 대응책이 에볼라 퇴치에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이건 vs 오바마=카츠 이사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토마스 프리든 소장이 최근 “에볼라가 제2 에이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거론하면서 에이즈가 처음 확산됐던 1980년대와 현재의 상황을 비교했다.

첫째는 전염병이 발발했을 당시의 대통령의 태도다. 카츠 이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틀란타 CDC본부를 방문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 행보’라면서 공격적인 에볼라 차단 방법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1년 미국에서 첫 에이즈 사망자가 나왔지만, 6년이 지난 1987년까지 에이즈 감염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전염경로를 명확하게 밝힌 것도 다른 점이다. 미국 보건당국이 에볼라 감염 경로를 체액을 만졌을 때만이라고 명시했지만, 1980년대에는 감염경로를 밝히지 않아 감염자가 앉은 화장실 변기나 문고리만 만져도 감염된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불필요한 공포심을 조장했다.

적절한 재원 마련은 배울 점이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150억달러 상당의 ‘에이즈 구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계획(PEPFAR)’이 조성했다. 그러나 현재 CDC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대응에 초점을 맞출 뿐 에볼라 예산 확보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초당적인 기금 마련은 공중보건 당국이 공격적으로 에볼라에 대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왕따’는 확산의 다른말=에이즈 사례에서 절대 배워서는 안되는 것도 있다. 바로 ‘에이즈 낙인’이다. 당시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는 회사나 학교에서 추방 당했고, 에이즈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22년 간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문제는 이미 비슷한 양상이 첫번째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한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흑인들은 레스토랑 등에서 입장을 거부당하고, 흑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학교에 등교시키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수퍼마켓에서는 살균제가 동이 났다. 또 에볼라 영향권 국가에서 출발한 여객기 착륙을 금지시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낙인은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고 카츠는 경고했다. 인간이 공포에 휩싸이면 감염자들은 점점 음지로 들어가고, 적절한 치료에서 더욱 멀어지게 된다. 이는 타인을 더 다치게 한다는 사실이 이미 경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카츠는 역설했다.

그는 “게이들이 에이즈를 확산시킨다고 믿는 때가 있었다”면서 “우둔한 행동이 최적의 공중보건 대응을 방해하는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의료 종사들에 대한 교육과 안전확보가 에볼라든 에이즈든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즈 vs 에볼라=에이즈는 전염이 시작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36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현재도 3500만명이 에이즈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 살아가고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5만명의 새로운 에이즈 환자가 발생하고, 전세계적으로는 200만명에 달한다.

에볼라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현재 미국과 스페인, 서아프리카 5개국의 감염자가 8997명, 사망자는 4493명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12월 첫 주가 되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환자 수가 일주일에 1만 명씩 늘어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WHO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카츠는 “전염병의 역사는 그것이 재앙이 될 때까지 위협을 무시하는 역사”라면서 “인류는 그 패턴을 반복할 여유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에볼라 퇴치 대응을 촉구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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