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2TV 일일극 ‘뻐꾸기 둥지’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청률이 20%를 훌쩍 넘겼다. 여주인공 백연희로 분한 장서희(42)의 표정에는 여유 같은 게 느껴졌다. 그가 센 드라마에 출연하기만 하면 시청률이 올라간다.

‘뻐꾸기 둥지‘는 장서희가 복수를 위해 대리모가 된 이채영(사실은 이채영이 대리모로 출산한 게 아니라 고아원에 자식을 맡긴 것으로 밝혀지지만)과 친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등 막장적 논란이 일었던 작품이다.

장서희는 ”막장 드라마라기보다는 센 드라마라고 해달라. 내가 ‘뻐꾸기 둥지’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말인 ‘막장도 장르로 인정해달라‘가 유행어가 됐더라“면서 ”요즘은 출생의 비밀이나, 가족관계가 꼬여있는 드라마들이 많아졌다. 막장이라고 다 성공하는 게 아니다. 재미와 공감이 없으면 사람들이 안본다. ‘막장’이라는 틀에 가둬 비판하기보다는 즐겨달라“고 말했다.

이어 장서희는 ”막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친근감 같은 게 생겼다. 방송에서 이를 개그로 패러디할 때마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 패러디를 해줌으로 해서 알려지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주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서희는 ‘인어아가씨’로 대표되는 임성한류와 ‘아내의 유혹‘의 김순옥류를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생긴 ‘막장의 아이콘’이라는 호칭을 오히려 고마워하는 장서희다.

최근 ‘왔다 장보리‘를 빅히트시킨 김순옥 작가는 사건과 인물들이 과장됐지만 드라마트루기 원칙을 지키면서 진행이 된다. 반면 임성한 작가는 자주 이 원칙을 깨트린다. 임성한은 드라마에서 선보인 캐릭터는 작가의 손을 떠난 시청자의 것인데도 캐릭터를 사유화하려고 한다.

장서희는 우리나라에서 센 드라마로 히트시키는 상이한 두 작가의 대표작의 여주인공을 모두 맡아봤기에, 이 분야에서 ‘레전드’가 된 분위기다.

”‘인어아가씨‘는 잊을 수 없는 드라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요즘도 마음이 해이해 질 때는 ‘인어아가씨’를 다시 돌려본다.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에 희열을 느꼈다.‘ 뻐꾸기 둥지‘는 출산, 배신에 다른 남자를 만나, 복수하기도 하지만 모성까지 담겨있는 종합선물세트격이다.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인어아가씨’도 당시엔 공감을 못받았지만 이젠 공감을 받지 않나. 이런 역할로 내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 점은 좋다.“

장서희는 몸싸움, 분노 등 감정 소모가 많은 연기와, 처녀인데도 아이 엄마 연기를 리얼하게 해낸다. 장서희는 비 맞는 신, 바닷가 신 등 체력 소모가 많은 장면 촬영을 즐기는 듯했다. 작가에게 ”제가 미우신가 보죠“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연희가 본격적으로 복수하는, 전남편 병국이 온 날의 장례식장 신에서 조화들을 부수는 장면을 찍어보면 반응이 오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에게는 어느덧 연륜과 노하우가 느껴졌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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