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북미정상간 특별한 관계”
“비핵화, 행동ㆍ중대조치 동시에 있어야 가능”
“김정은, 트럼프 좋은 성과 있기를 기원해”
폼페이오 “北과 대화…고위지도자 모일수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를 내고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무익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행동과 그에 상응하는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을 요구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명백한 것은 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무익하다는 사실을 놓고 보아야 할 것”고 말했다. 이번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지 이틀만이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한지 6시간에 나왔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 사이의 심각한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중 회담은 그 가능성 여부를 떠나 미국이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우리가 받아들여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미국 측이 필요하며 북한에게는 무익하다는 것 ▷북미정상간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수 있는 위험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 등 세가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며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제1부부장은 “우리는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며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미국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히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전화 간담회에서 북한과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면서 ‘고위 지도자들’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만남의 주체와 방식, 시기에 대해서는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대화를 계속 해나갈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보다 낮은 수준에서든지, 아니면 그것이 고위 지도자들 또한 다시 함께 모이도록 하기 위해 적절하고, 유용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이라며 ‘고위 지도자’라는 표현을 통해 정상간 재회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