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동의안 국무회의 의결…국회로

통과땐 해고자노조원 임단협 협상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가입 가능

정부 “국격·국익 위해 반드시 필요”

기업들 강력 반발 불보듯

국회논의 논란 불가피…험로 예고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정병하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임서정 차관, 윤문학 국방부 인사기획관. [연합]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정병하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임서정 차관, 윤문학 국방부 인사기획관. [연합]

정부가 실업자·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데 이어 이달 중 국회에 제출키로 함에 따라 ILO 핵심협약 비준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안 3건을 심의·의결했다”며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 중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지난달 30일, 병역법 개정안은 지난 2일 각각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태다.

협약비준을 위한 정부내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그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ILO 핵심협약 비준안 처리와 노조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 처리의 공이 이제 국회로 넘어간다. 정부는 연내 비준절차를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험로가 예상된다.

▶핵심협약 비준 의미=우리 정부는 1996년 OECD 가입 당시부터 최근까지 국제사회에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해왔으나, 24년째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관련 핵심협약을 모두 비준하지 못하고 있다. ‘K방역’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졌지만 ILO 핵심협약 비준만 놓고 보면 ‘노동후진국’인 셈이다. ILO 핵심협약은 가장 보편적인 규범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ILO에 가입한 187개 국가 중 약 80% 정도인 146개국에서 비준하고 있다. OECD 36개 회원국 중 32개국이 비준을 완료했다. 이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자 선진국이 이행해야 할 당위적 의무가 되고 있다는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 노동기본권의 보호를 넘어 ‘국익’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노동권 보호 미흡에 따른 불이익 조치도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ILO 핵심협약 미비준으로 인해 ‘한-EU FTA 분쟁해결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ILO 핵심협약 비준은 ‘K방역’으로 높아진 우리의 국격을 노동권 분야에서도 드높이고, 한-EU FTA 분쟁 리스크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국회 논의과정에서 노사 등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조율돼 ‘비준 동의안’과 ‘법률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심협약 비준되면 어떻게 달라지나=정부이 입법안이 통과되면 해고자나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되고 임단협 협상에도 나올 수 있게 된다. 해직자 교원 문제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도 법률개정 이후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 합법화된다.

해고자인 노조원에게도 기업이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입법안은 국가가 노사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은 삭제 했으나, 현행 근로시간면제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고 있으므로 해고자인 노조원에 대한 급여는 노동조합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만약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사용자 동의는 개정안에 따라 무효가 되며,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해 급여를 지급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법이 개정이 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그대로 유지된다. 공무원 노조가입 범위를 6급 이하로 제한한 직급기준이 삭제돼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지휘·감독자’ 등 직무에 따른 가입이 제한돼 실무종사 공무원만 가입가능하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