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제 개편 이후 14차례 해명
불만 많은 양도세 월별 원천징수
펀드 역차별 문제 재검토 대상
거래세 폐지·장기투자 혜택 관련
“자산 특성상 불필요” 반대 고수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둘러싸고 논란과 불만이 고조되자 세제당국이 당혹스러워하며 일부 재검토에 들어가 결과가 주목된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금융세제 개편과 관련해 총 14차례 해명(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언론 보도 반박과 해명 등이 일주일 새 이처럼 잦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증권거래세 폐지나 장기투자 혜택 부여 요구에 대해 기재부는 완강하다. 세수 문제부터 외국인 과세, 초단타매매 등 장애가 있어 거래세 전면 폐지는 어렵고, 장기투자 혜택도 자산 특성상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 매달 원천징수는 무반응이다. 펀드에 대한 세제 역차별 문제와 관련해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통해 투자하면 문제없다는 식으로 소극적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양도세 월별 원천징수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한다. 이번 개편으로 주식에서 2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면 매달 증권사가 원천징수하게 된다. 매달 거두고 다음 해 5월에 최종 정산하는 방식이다. 정산기간이 한 달이어서 복리효과가 사라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 A씨는 올 1월 8억원을 투자해 35%의 수익률(2억8000만원)을 냈다. 증권사는 A씨의 수익에서 2000만원을 기본공제한 후 20%의 양도세(5200만원)를 원천징수했다. 2~3월 코로나19 발 증시 폭락 탓에 큰 손실을 입고, 4월 증시 반등에 따라 일부 손실을 만회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원금 8억원보단 많은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결국 연간 금융소득은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납부한 양도세 5200만원을 돌려받는다. 문제는 정산 시점이 내년 5월 말이다. A는 16개월 동안 5200만원으로 거둘 수 있는 추가적인 시세차익이나 복리 효과를 박탈당하는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런 사례에 대해 “극단적인 케이스”라면서도 “체납을 방지하고 납세 절차를 간결하게 하기 위해선 월별 원천징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천징수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3~6개월로 늘리는 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해 재검토 여지를 시사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업계는 펀드 역차별을 주로 문제로 삼고 있다. 국내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에는 2000만원의 기본공제 한도를 설정했지만 펀드에는 그런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다. 업계서는 간접투자의 감소로 펀드 자금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돈을 운용사에 맡겨놓고 공제해 달라는 것은 은행 예금에 공제해 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펀드는 비과세 종합저축, ISA 등을 통해 세제 혜택을 받고 있고, 이번에 손익통산 혜택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불합리’를 주장하고 있어 금융상품 수익을 모두 묶어 금융투자소득을 산출해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월 단위 원천징수가 지나친 세무행정 편의적 발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낀다면 정산 기간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에 기본공제가 없다는 문제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려운 논리”라며 “경제적 효율은 동일한다 과세 방식이 다른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