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달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업권 경계 허물어져… 업체 간 속내 달라

‘마이데이터’ 한달 앞으로... 금융-핀테크-IT 사전 신경전
[이미지=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신용정보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신용정보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오는 8월5일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금융사와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T) 등 간 업권을 초월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을 개최했다. 금융위는 내달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그에 앞서 마이데이터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업계에 사업자 선정에 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개방해줄 것을 요청하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요청자 본인이나 요청자가 지정한 제3자에게 개방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되고, 활용도 용이해진다.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를 손쉽게 조회·관리한다든지,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받는 일이 가능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이 풍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포털 사업자가 우위에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금융권에서는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금융권을 대표하는 국민은행과 IT업계의 네이버파이낸셜, 핀테크업계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 법인)에서 발표자가 나서 각자의 입장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의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윤진수 KB국민은행 전무는 마이데이터 발전 방향으로 “상품 판매 프로세스와 상품 판매 수수료 등 건전한 시장 기준과 책임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는 등 금융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는 일각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윤 전무는 또 “고객을 위한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금융상품 판매·중개자 역할이 아니라 고객 자산의 건전성과 적정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전통 금융회사로서의 우월성을 내비친 것이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부문장이 “사용자 입장에서 모두가 똑같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플랫폼 사업자로서 강점을 내세워 ‘나’와 ‘세상’, ‘금융’과 ‘생활’, ‘기술’과 ‘사회적가치’ 간 정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손현욱 비바리퍼블리카 실장은 마이데이터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업체들이 서로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는 ‘상호주의’를 주장했다. 네이버는 금융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모두 가져가면서도, 정작 타 업체에게는 네이버 전체 가입자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불공정하다는 일각의 지적과 맥이 닿는 주장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이날 축사에서 “금융사, ICT, 핀테크 기업 모두 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호주의 관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개방해야 한다”며 “정부도 규제차익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