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력 상품인데

한도 줄고 조건 강화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전세 규제와 갭투자 차단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은행들의 영업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보다 만기는 짧고(2년), 신용대출과 달리 공적기구의 보증이 이뤄져 원금회수가 보장되는 ‘알짜’ 수익원이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규제가 심해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모든 지역 대출금지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전세 대출의 경우 보증 이용 제한과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시의 즉시 회수는 파급력이 다소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K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작년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70조3000억원 수준이다. NH농협은행까지 더할 경우 81조원이 넘는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올 들어서는 전세대출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고가 주택에 대한 주담대가 어려워진 데다 경기 하강 속 당장 매수에 나서기보다 전세로 살면서 동향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달 현재 이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90조원을 넘어서는 등 다섯 달만에 10조원 가량 크게 증가했다. 6·17 대책이 없었다면 연내 100조원 돌파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3조원 넘게 증가, 5개 은행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그 뒤론 농협은행(2조8000억원), 국민은행(2조3000억원), 하나은행(1조8000억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은 작년말 대비 4000억원 가량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3%에 가까운 성장률이 예상된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있어 가계 대출과의 적정 균형 유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규제지역 확대와 전세자금 대출 보증 제한 등의 이번 대책은 은행권 가계대출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대출 성장세가 유동성 및 운전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 대출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가계대출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국내 은행들의 총 가계대출 잔액은 920조7000억원이다. 이 중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680조8000억원으로 전체 가계 대출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기업대출 규모는 945조1000억원으로 가계 대출 규모를 웃도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