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7집 ‘So, 通(소통)’으로 컴백

직관적 가사·경쾌한 리듬 ‘아 진짜요’ 인기

지난해 ‘옥탑방’ 역주행으로 다시 눈도장

베이시스트 서동성 합류 ‘5인조’ 재정비

‘청춘 대변하는 음악’ 그들만의 색 찾는중

청춘을 대변하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아이돌 밴드 엔플라잉이 데뷔 5년차를 맞은 최근 새 앨범 ‘소통’을 발매하고 팬들과 만나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청춘을 대변하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아이돌 밴드 엔플라잉이 데뷔 5년차를 맞은 최근 새 앨범 ‘소통’을 발매하고 팬들과 만나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SNS에서 인기를 얻는 게시물 중 하나는 해시태그를 단 ‘한국인의 말버릇’이다. 한국인이 ‘진짜’ 자주 쓴다는 이 말은 언제, 어떤 상황에 써도 ‘착붙’(착 달라붙듯 잘 어울린다는 의미의 신조어)이다. 신기할 때는 “와, 진짜?”, 답답할 땐 “하아…진짜”, 믿기 어려울 땐 “헐…진짜?”, 안타까울 땐 “헉…진짜?”, 화날 땐 “아놔, 진짜”. 만약 이 모든 ‘진짜’의 용법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면, 당신도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아이돌 밴드 엔플라잉은 또 다른 ‘진짜’의 용법에 주목했다.

“회사의 프로듀서 형과 엔지니어 형이 작업을 할 때 ‘아, 진짜요’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누가 봐도 어색한 사이에서 들린 말이었어요.(웃음) 그 무렵 제가 엄청 외로운 시기였거든요. 그 말에서 외로움을 느껴 곡이 나오게 됐어요.” (이승협·리더)

엔플라잉(리더 이승협, 기타 차훈, 드럼 김재현, 보컬 유회승, 베이스 서동성)의 노래에는 경쾌하고 쿨한 요즘 세대의 감정이 채워져 있다. 신곡 ‘아 진짜요’는 영혼 없이 오가는 대화 속의 외로움을 담았다. 리더 이승협의 자작곡이다. 가사는 직관적이고, 질척이지 않는다. ‘아 진짜요/그 말을 듣고 싶어서/만난 게 아니잖아요’라며 솔직히 말한다. 대화처럼 ‘아 진짜요/그래요 잘 가요’라며 주고 받는 가사도 재치있다. 이승협은 ‘아 진짜요’가 발매된 이후엔 “사람들이 이 말을 할 때 뜨끔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신곡은 이미 반응이 좋다. 청춘을 대변하는 밴드로 불리는 만큼 음악으로의 ‘소통’이 또 한 번 통했다.

지난 10일 미니 7집 ‘소통’(So, 通)을 발매하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엔플라잉을 최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가수들에게 가장 좋은 소통의 방법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잖아요. 가까이 만날 수는 없지만, 그 그리움과 갈증을 해소시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일상에서 음악으로 소통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김재현·드럼)

새 앨범에는 말로만 소통이 아닌 진짜 속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타이틀곡 ‘아 진짜요’를 비롯해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여섯 곡이 수록됐다. 그 중 ‘플라워 판타지’는 지난해 엔플라잉이 내놓은 청소년을 위한 위로곡 ‘괜찮아’의 2탄이다. ‘괜찮아’를 들은 한 팬으로부터 다시 살아갈 용기를 내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 이 곡이 태어난 계기다. 힘들고 자친 이들에게 행복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미니앨범의 모든 수록곡에는 리더 이승협이 작사, 작곡으로 이름을 올렸다. “일상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평소 멤버들이나 다른 누군가와 나누는 이야기, 상상 속 이야기와 제 주변의 모든 생각이 곡으로 만들어져요.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주제가 나오는 것 같아요.” (이승협)

엔플라잉은 2015년 첫 앨범 발매한 이후 몇 차례 멤버 합류와 탈퇴를 겪으며 다사다난한 날들을 보냈다. 올 초에는 밴드 허니스트 출신의 베이시스트 서동성이 팀의 막내로 합류했다. 팀은 잦은 변화를 겪었고, 한 지붕 선배들인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처럼 등장과 함께 주목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언젠가는 “우리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 건가”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달려왔다. 하루에 2시간씩 합주를 하고, 스케줄이 될 때마다 연습실에 틀어박혀 2~4시간씩 개인 연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성실하고 꾸준한 연습은 밴드로의 실력을 다지는 계기였다. 노력의 결과도 따라왔다. 지난해엔 ‘옥탑방’이 역주행하며 엔플라잉의 음악도 다시 주목받았다.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지금의 엔플라잉은 그들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이다. “엔플라잉의 음악색깔이 뭘까요? 저희도 물어보고 싶어요.(웃음)”(엔플라잉)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말씀을 못 드리겠어요. 확실한 건,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이게 엔플라잉이지, 이건 엔플라잉 같다고 하는 음악들이 저희의 색깔이라는 점이에요. 지금은 여러 시도를 하면서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이승협)

때로는 아이돌 밴드라는 틀 안에 갇히기도 하지만, 멤버들은 그들에게 규정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도 서서히 허물고 있다. 오히려 ‘아이돌 밴드’로 불리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없다.

“아이돌 밴드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편견을 계속해서 받으면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아이돌 밴드로 불리는 것에 감사하고 오래 하고 싶어요” (이승협) “지금이라 들을 수 있는 수식어라고 생각해요. 밴드는 다 밴드라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들 들려드리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거든요. 저희는 여든이 될 때까지 밴드를 할 거예요. 그 때가 되면 듣고 싶어도 못 듣지 않을까요?” (김재현) “어느샌가 제게 엔플라잉이 전부가 됐어요. 언젠가 엔플라잉이 없으면 정말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80세까지 하자, 계약서 쓰자고 이야기했죠. 마음 속으로 존경하고 지켜본 밴드들도 늘 마지막엔 한 무대에 서더라고요. 저희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이승협)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