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문제로 여야 대치…공수처법 외 규정 진도 못 나가

공수처장 임명 절차 지지부진…후속 인사는 더욱 요원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
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7월 출범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물리적인 시간 자체도 빠듯한데 국회 원 구성 문제로 여야 대립이 심화하면서 가장 중요한 공수처장 임명도 시일을 기약할 수 없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공포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은 공수처장을 후보추천위원회가 2명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법만 제정됐을 뿐 후속 조치를 위한 절차와 규정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공수처장 임명에 있어 후보추천위원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공수처법상 국회규칙으로 둬야 하는데, 전혀 정하지 않았다. 당연직 위원 외에 여야가 각각 2인씩 추천하는 후보추천위원도 미정이다. 공수처장 추천 이후 인사청문회 절차 관련 규정도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고 통합당 측이 반발해 국회 원 구성 문제로 여야의 대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 출범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안 돼 있는데 인사청문회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7월 출범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지금 여야 합의가 원만하고, 합의대로 출범에 필요한 절차들이 이뤄진다고 해도 한 달 남짓 시간에 모든 구성이 완료되기 어려운데 그마저도 아니지 않느냐”며 “7월 출범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공수처장 후보자 공모를 시작으로 후보추천위원회가 합의를 거쳐 최종 2명을 추천하고, 청와대가 이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진행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모두 거쳐 공수처장이 임명되기까지 빈틈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한 달 이상 소요되는데 그마저도 아니란 것이다. 게다가 공수처장이 임명된 후 차장과 검사, 수사관 임명까지 진행하려면 시일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 측 후보추천위원 2명이 동의하지 않고 버티면 아무리 거대 의석을 가진 여당이라 해도 단독으로 밀어붙일 수 없기 때문에 더 지연될 수 있다.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7명 중 당연직 위원이 되는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3명과 여당 측 위원 2명이 모두 한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야당 측 위원 2명이 반대하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원 구성 문제로 틀어진 미래통합당이 의사일정에 순순히 협조할 것인지도 미지수이지만, 그에 앞서 공수처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는 점도 향후 일정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다. 통합당 측은 공수처법이 초헌법적 국가기관 설립을 규정해 삼권분립 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헌재는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한편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다음 주 공청회를 열고 공수처 설립 추진을 위한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공청회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대한변협은 최근 변호사들에게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받은 후 현재 후보 확정을 위한 정리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