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필리핀 악어농장이 때아닌 러시아 특수를 맞았다.

지난 8월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맞제재로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등으로부터 육류, 어류, 유제품, 과일과 야채 수입을 금지한 러시아가 필리핀산 악어 고기 수입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식가는 더이상 신선한 모짜렐라 디 부팔라,육즙 많은 호주산 양고기를 먹지 못하더라도 ‘필리핀 악어’라는 새로운 미식을 즐기게 될 것 같다”고 표현했다.

러시아 식품규제 당국은 이 날 필리핀 최대 악어농장에게 러시아에 악어고기를 수출해도 좋다는 허가권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부터 1년 동안의 한시적인 서방산 식품 금수 조치로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육류, 과일 등의 가격은 오르고 있으며, 식품 분야 기업들은 이를 대체할 다양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예컨대 시베리아의 한 맥주공장은 모짜렐라를 염소 젖으로 만들 계획을 밝혔다. 공장 매니저는 염소 젖으로 모짜렐라 치즈를 만드는 건 흔치 않지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치즈 제조 기술은 그닥 어렵지 않다. 기술상 관점에서 맥주 제조가 몇배 더 어렵다”고 자신했다.

가디언은 러시아 식품규제 당국이 그동안 식품 위생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지아, 몰도바의 와인과 벨라루스의 유제품을 여러차례 수입 중단했던 전례를 상기시키고, “이들이 필리핀 악어 생산에는 만족스러워하는 것같다”며 은근히 비꼬았다.

러시아 식품규제 기관은 성명에서 “냉동 악어육을 생산하는 코랄애그리벤처팜을 관세동맹(러시아-카자흐스탄-벨라루스 간) 식품 공급권한 사업자 목록에 포함시켜달라는 필리핀 농무부의 신청을 검토해 왔다”며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의 동의를 얻어 관세동맹에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랄애그리벤처팜은 회사 사이트에 악어 스테이크, 악어 기름, 악어 머리를 판매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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