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안정화 대책 첫날 약국 공적공급
출생 연도 끝자리 기준 지정 날짜 판매
신분증 확인작업…평소보다 대기 길어져
출근전 구매 왔다가 물량 없어 헛걸음
구매 성공한 시민은 “기다림없어 좋다”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마스크 5부제(이하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약국을 방문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시민은 ‘5부제 덕에 마스크를 샀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또 다른 시민들은 ‘5부제를 한대서 아침부터 약국에 왔지만 다 떨어지고 없다’며 아쉬운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5부제는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지정된 날에만 공적 마스크를 1인당 2매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월요일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으로 출생 연도가 끝나는 이들이 약국·우체국·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2매 살 수 있다. 지정일에 구매하지 못했을 경우 주말에 구매가 가능하다.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DUR)이 깔리지 않은 우체국과 하나로마트는 당분간 출생 연도·재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마스크를 하루 1매 살 수 있다.
5부제 시행 첫날인 이날 오전 경기 고양의 한 주상 복합 아파트 내 위치한 A약국 안에는 이미 5명 남짓한 사람들이 줄을 서 마스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고 구매 여부를 확인하느라 마스크 구매에 평소보다 더 시간이 소요되는 모습이었다. 이 아파트 주민 이모(39)씨는 “출근하기 전에 마스크를 받아 가려고 (오전)8시부터 약국 앞에 와서 줄을 섰다”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끌끌 찼다.
오전 9시 5분께 같은 아파트 내 B약국에서는 김모(74)씨가 화가 난 얼굴로 나왔다. 김 씨는 “남편과 함께 왔는데 마스크가 벌써 다 떨어졌다. 다른 약국을 가봐야 한다”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B약국 약사는 “출근하기 전에 산다는 사람이 많아서 40분가량 빠른 오전 8시 20분에 문을 열었는데 일요일에 팔고 남았던 물량이 벌써 다 나갔다”며 “오늘(9일) 공적 마스크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앞에서도 마스크가 아직 입고되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이 보였다. 1971년생인 직장인 A 씨는 “오늘 5부제 한다고 해서 회사에서 잠깐 나왔는데 마스크가 없으니까 황당하다”라며 “5부제가 나을 수도 있는데 직장 다니는 사람은 어차피 시간이 주말밖에는 안 되니까…나도 겨우 (회사에서)나왔는데 지금 다른 약국으로 가 보려 한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5부제 덕에 마스크를 구매했다며 기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에서 만난 1946년생 김모 씨는 “5분 만에 샀다”며 “그 전에는 줄 서는 거 보고 나오지도 않았는데 5부제로 하니까 기다리지도 않고 시간도 5분의 1로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약국에서 만난 태모(69) 씨도 “오늘 처음 (마스크를)샀다”며 “그 전에는 이곳저곳을 다 다녀도 못 샀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5부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일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맘카페의 한 이용자는 ‘마스크 5부제 청원에 동참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100명 사전 동의를 위한 글을 게시했다. “아이가 4명인 주부”라 밝힌 청원인은 ‘(생후)32개월(생인)말도 안 통하는 아이들까지 데리고 줄을 서고 순번이 안 되면 허탕을 친다. 5부제를 하면 해당 요일에 무조건 구입이 가능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해당 글에 다른 이용자들은 ‘그래도 번호표 받고 줄서서 사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시스템을 요구한다. 점차 나아질 것’ 등의 댓글을 달며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병국·박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