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맥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카스’가 산화취 논란에 휩싸인 틈을 이용해 하이트진로의 ‘하이트’가 오비맥주의 ‘카스’를 턱밑까지 바짝 추격한 데다 롯데주류도 ‘클라우드’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등 맥주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A대형마트의 맥주업체별 맥주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 46.9%, 하이트진로 38.3%, 롯데주류 14.8%로 나타났다. 1,2위인 오비와 하이트의 격차는 ‘뉴하이트’ 출시 이전인 지난 1~4월 평균 30.4%포인트에서 8.6%포인트까지 크게 좁혀졌다. 오비와 하이트간 시장점유율 편차가 한자릿수까지 좁혀지기는 3년 만에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 출시 직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점유율을 맴돌다 최근엔 40%대까지 육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추격전이 시작된 도화선은 지난 6월 불거진 ‘카스 산화취 논라’ 사태 이후다.
“유통 과정에서 더운 날씨로 인해 맥주가 산화하면서 생긴 ‘산화취’로 제조 공정상 문제가 아니며 건강상 문제도 없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카스’가 신뢰를 회복하진 못했다는 게 주류업계의 주된 분석이다. 또 ‘카스 산화취’ 논란을 둘러싼 터져 나온 맥주업체의 고소 및 압수수색 사태 등도 소비자의 눈엔 진흙탕 싸움으로 비쳐지면서 불신을 키웠다는 관측도 있다.
이처럼 오비맥주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오비맥주를 향한 추격전도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맥주 유통망을 강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부터 ‘d’와 ‘맥스’를 담당하던 영업사원을 뉴하이트 영업에 투입했다. 영업사원들은 평소보다 음식점 방문 횟수를 배 늘렸다. 일선 영업 대리점에서는 뉴하이트를 취급하지 않는 업소를 매일 세 곳씩 방문해 청소 등 음식점의 궂은일을 돕는 ‘바닥영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맥주시장 변화의 단초가 보이고 있다”며 “영업을 비롯한 생산·관리직 임직원 전원이 뉴하이트 판매에 더 공을 들여 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롯데주류도 ‘클라우드’ 판매 호조에 크게 고무된 상태다.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을 강화하고 충주 맥주공장의 증설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4월 말 출시된 클라우드는 지난 4월 출시 직후 3%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9월엔 14.8%까지 급상승하는 등 맥주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이번 ‘카스 산화취’ 논란을 계기로 그동안 ‘오비-하이트진로’ 양강구도였던 맥주시장을 ‘오비-하이트진로-롯데주류’로 짜여진 3강 구도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롯데주류의 경영진의 구상이다. 롯데주류 한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선보인 클라우드의 생산량이 전체 맥주시장의 2.7% 수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며 “하반기에도 동영상 광고와 클라우드 견학관 활성화, 클라우드 전용홍보관 강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오비맥주의 수성 전략도 개시됐다. 카스 산화취 사태를 방치할 경우 시장잠식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오비맥주는 카스 등 맥주 품질 개선을 위해 1200억원 투입하기로 했다. 제품의 품질 개선과 함께 유통채널을 재정비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추격전을 무력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9월이후 맥주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존 영업전략의 큰틀은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그만큼 맥주시장 1위 수성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AB인베브의 글로벌 품질 기준을 도입해 맥주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품질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판매가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영업전략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기자]최남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