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전세 신고가’ 이어져
12·16 대책 후 최고 1억원 올라
‘매물부족’ 상승률 매주 고공행진
전세가격 뜀박질 중개사도 놀라
“제가 집주인한테 뭐라고 했어요. 이렇게까지 전세금을 올리면 누가 사겠느냐고… 그런데 세입자가 집도 안 보고 들어오겠다고 하니 할 말이 없어진 거죠.” (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12·16 부동산 대책이 되려 전셋값을 밀어올리는 모습이 서울 지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나오는 매물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며 자금력이 줄어든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을 자극할 요소들은 계속 추가되고 있어 내년 시장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16 대책 이후 강남권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직전 거래보다 5000만~1억원 이상 뛴 거래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전세는 이달 18일 15억8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한 달 전 거래보다 8500만원 오른 신고가다. 인근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8㎡는 지난 21일, 직전 10월 거래보다 1억원 오른 14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47㎡ 전세는 지난 19일 22만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8㎡도 지난 17일 최고가인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양천구 목동에서도 전세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부영그린타운1’ 전용 164.1㎡ 전세가 지난 21일 9억5000만원에 거래 완료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거래보다 1억5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같은 동 ‘목동신시가지2’ 전용 116.82㎡도 23일 8억8000만원에 거래, 직전 최고가인 8억원을 넘어섰다.
대체로 이들 지역은 교육제도 개편에 따른 학군수요가 몰리며 올가을부터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따라 전세가격이 꿈틀댔던 곳이다. 12·16 대책 이후 자금력이 줄어든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동,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반포동 인근 B 공인중개사는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도 전세로 눈을 돌렸다”며 “수요자들도 급하게 사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3% 상승했다. 12·16 대책 직전(0.18%)보다 상승폭을 더 키웠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23일 조사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대 상승폭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시장의 공급을 불안케 하는 요소들은 계속 추가되고 있다. 특히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에 실거주 요건이 추가되면서 집주인들이 세금 혜택을 보려면 전세를 내주던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 시장에는 그만큼 전세물건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청약시장 과열에 따른 대기수요와 교육제도 개편에 따른 학군수요로 전세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내년에도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집주인들이 공시지가 인상 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의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미리 전세가격을 올려받으려는 집주인이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