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 피해자 끝내 숨져…검찰, 살인죄로 공소장 변경해 항소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투자자를 차로 치어 살해하려 한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20년을 선고받은 일당 3명이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가 오히려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
1심 재판이 마무리될 즈음 뇌사 상태였던 피해자가 끝내 숨지면서, 죗값을 줄여보려 했던 피고인들은 오히려 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에 살던 정모(60·여)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던 A(62·여)씨에게 접근,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늘렸다”며 환심을 샀다.
정씨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서모(58·남)씨를 A씨에게 소개했고, A씨는 부산 기장군과 경남 밀양시 등지의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총 11억6천500만원을 서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A씨는 이후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해당 부동산 실거래가보다 부풀려졌다는 점을 알게 됐고, 정씨와 서씨에게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독촉했다.
A씨는 두 사람을 사기죄로 고소했고, 부동산 근저당 설정과 소유권 이전 등을 합의한 뒤 고소를 취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씨와 서씨는 현실적으로 합의 조건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A씨의 압박이 거세지자 ‘교통사고로 위장해 A씨를 살해하거나 식물인간으로 만들자’며 무서운 계략을 공모했다.
이들은 2300만원을 지급하는 대가로 서씨 지인인 김모(65·남)씨도 끌어들였다. 김씨는 실제로 차를 몰아 A씨를 들이받는 역할을 맡았다.
서씨 등 3명은 대포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A씨 동선을 파악하고, 교통사고 예행연습까지 하는 등 치밀한 범행을 준비했다.
올해 4월 5일 오전 9시 30분께 A씨가 아파트 밖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서씨는 김씨에게 연락했고,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씨는 승용차를 몰아 횡단보도를 건너던 A씨를 들이받았다.
김씨는 차로 A씨를 들이받은 채 약 17m를 계속 진행했고,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진 A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지 않은 채, 단순 교통사고를 낸 것처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범행이 발각된 3명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정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이달 6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서씨와 김씨는 이달 20일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과 18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모두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런데 의식이 없이 연명하던 피해자 A씨가 이달 19일 끝내 숨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울산지검은 3명에게 살인미수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 공소장을 변경해 항소했다고 28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