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농업회사법인비엠푸드 윤승갑(54) 대표는 수 년 전 조미김 사업을 하다 거래처에서 대금을 받지 못해(매출채권 미수)로 인해 폐업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 번 실패 이력이 생기고 나니 재기의 기회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농수산물 가공 및 포장 판매사업을 시작했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운전자금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농수산물 가공 판매사업은 생산시기에 원물을 대량 확보하고 이후 가공과 포장을 통해 꾸준히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원물 보관과 가공을 위한 시설이 필수지만 차입금 확보가 난관이었다.
비엠푸드는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으로 운영자금을 확보, 위기를 뚫었다. 비엠푸드가 지원받은 재창업자금은 지난해 1억5000만원, 올해 2억원 등 총 3억5000만원이다.
이후 농협유통센터, 경남도청 등 관공서 매장으로 판로를 개척했다. 지난해부터는 2800만원 가량의 미국 수출 실적도 냈다.
매출은 2017년 83억6600만원에서 지난해 86억3300만원으로 3.19%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직원은 30명에서 올해 6월 45명으로 늘기도 했다.
중진공 경남본부는 지난 2월 ‘중진공 경남피닉스클럽 결성식’을 열고 윤승갑 대표를 경남피닉스클럽 초대회장으로 위촉했다. 윤 회장은 “우리 사회가 아직은 실패한 기업인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CEO들과 교류·소통을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창업자금은 ‘정직한 실패 기업인’에게 재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해주는 정책자금이다. 정책자금 기준금리(2.3%)를 적용받는 대출로, 시설자금은 4년 거치를 포함해 10년 이내에 상환하면 된다. 운전자금은 6년 상환으로 거치기간이 3년이다.
재창업자금 지원은 2015년 502개 업체 대상 700억원 규모로 시작해 2016년 576개 기업에 1000억원, 2017년에는 710개 기업에 1000억원 가량 공급됐다. 지난해는 1200억원으로 그 규모를 늘렸다.
실패한 이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자금인만큼, ‘정직한 실패자’들을 선별하기 위한 과정이 필수다. 신청자들은 재창업자 성실경영 평가를 통해 이전 기업 운영 과정에서 고의부도나 분식회계, 부당해고 등이 없었는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검증을 통과한 이후에도 4~5일에 걸친 재창업자 전문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도현정 기자/kate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