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 규모 영구CB 공모 조달
IASB, 신종자본증권 부채로 인식 검토 중
부채 인식 시 부채비율 372% 육박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풀무원이 부채비율 악화를 감수하고, 최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해 눈길을 끈다. 이 CB는 만기가 30년으로 길고, 계속 연장도 가능해 사실상 영구채 성격을 띤다. 영구채가 국내에서 자본으로 인식돼 당장은 재무비율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 상 부채로 분류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향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풀무원은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CB 발행 신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CB는 일반 무보증 회사채나 선순위 채권과 달리 만기가 30년으로 길고 만기를 발행회사의 재량에 따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은 올해부터 IFRS16 리스기준서 도입으로 리스 부채 계상액 2242억원이 부채로 이식되면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76%에서 상반기 269%로 급등했다”며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으면서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CB 발행이 최선책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IFRS 변경에 따라 영구채나 영구CB 등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이 아닌 부채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금융상품 표시 회계기준(IAS32) 개정작업을 하면서 회원국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이 영구채를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IASB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더라도 보유자에게 성과나 주가 연동 없이 특정 금액의 수익을 약속할 경우 금융부채로 보고 있다.
영구채는 실제로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재무 여건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는 이마트의 신용등급(Baa3)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면서 4월 조달한 영구채 4000억원에 차입 성격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풀무원 측 역시 “이번에 발행예정인 후순위CB와 기존 사모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을 합쳐 14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재분류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71.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풀무원은 자회사의 배당 및 브랜드 사용 수익 등 다각화된 수익 기반으로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지만 풀무원 식품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차입금적 성격을 감안할 때 별도 기준 차입부담은 다소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풀무원의 차입금의존도는 상반기 기준 46.7%로 전년동기 32.6%에 비해 크게 증가한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036억원에서 665억원으로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