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연기’ 일인자 장나라 인터뷰

잘 빚어놓은 송편처럼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로 ‘동안미모’를 자랑하는 장나라(33)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눈앞에 뒀다. 얼굴은 그대로인데 눈빛이 달라졌다. 순진한 말투와 어수룩한 표정, 미세하게 떨리는 눈동자에선 평범한 사람들의 무게가 담겼다.

순박하고 씩씩했던 양순이(SBS ‘명랑소녀 성공기’)를 시작으로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살아낸 소영(KBS2 ‘동안미녀’), 마음으로 소통하려 했던 여교사 인재(KBS2 ‘학교 2013’)를 만날 때도 장나라의 얼굴엔 누구라도 경험했을 삶의 고단함이 묻어났다. 너무도 평범해서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세우기에 급급한 김미영(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을 만나고선 “요즘 사람들이 바라는 여성들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진 모습”이라 걱정했다지만, 장나라의 보편적이고 서민적인 감수성은 ‘대체불가’라고 할 만했다.

배우로선 ‘닮은꼴 연기’가 무게일지 몰라도 최근 종영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까지 이어진 장나라의 필모그래피에는 그의 존재이유가 분명히 새겨졌다.

“제가 하는 연기가 다 비슷하죠. 착하고, 남자복도 꽤 있고, 여차저차해서 일복마저 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비슷한 캐릭터였어요.”

“손바닥 뒤집듯 다른 캐릭터는 들어오지 않는다”지만 장나라는 대중이 원하는 걸 잘 아는 배우였다. 평범해서 ‘먼지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피로함을 내보일 때 장나라는 굳이 많이 울지 않아도 시청자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사랑 앞에 수줍게 다가서는 조심스러운 감정이 비치면 응원의 목소리가 절로 나온다. ‘대체불가’라는 호평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쳐도 이유 없는 찬사는 없다. 장나라의 눈빛에 스며든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장나라에겐 때문에 늘 첫 번째 컷이 ‘최고’라고 한다. 같은 장면을 두 번, 세 번 촬영하다 보면 자신의 연기가 ‘가짜’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데, 기술적인 방법으로 무마하려다 보면 진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장나라의 연기지론이다.

어느덧 데뷔 13년차를 맞았지만 장나라는 일 욕심도 여전하다. “같은 연기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 조금씩 몸부림을 쳐왔다”며 한 번쯤은 “‘추노’의 대길이처럼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배우생활의 아쉬움은 없지만 딱 하나, “이 나이까지 결혼을 안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는 시간의 길이도 느낀다. “허황된 계획이 있어요. 서른일곱에 결혼하는 거예요.”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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