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 자진사퇴 권고로 수뇌부 공백 최소화

15일 KB금융지주 긴급 임시 이사회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금융당국이 임영록 KB금융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이란 징계를 내린 가운데 임 회장의 자진사퇴 권고와 해임안 상정 여부를 다루는 이번 이사회는 기존 회의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이사회는 통상 서울 명동 KB금융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이사회는 그러나 사옥이 아닌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여태까지 사옥 밖에서 이사회를 가진 적이 없었다”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인 만큼, 이를 의식해 시간과 장소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 KB금융의 극소수 관계자만 알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사회 장소로 추정된 호텔 측도 이사회 개최 여부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호텔 관계자는 “오늘 조찬 모임이 없다“고만 했다. 외부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객실에서 회의를 열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사회는 발빠르게 개최됐다. 애초 17일 열려고 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하게 열렸다. 이사회도 그럴 것이 KB금융은 수뇌부 공백사태를 맞고 있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결정 즉시 사임한데 이어 임 회장마저 직무정지가 내려지면서 KB금융은 패닉에 빠졌다. 무엇보다 조직의 안정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사회가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최 시간도 이른 아침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만나 직무정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임 회장의 해임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3개월 직무정지 이후에는 임 회장의 복귀가 가능하다. 때문에 이사회 협조를 얻어 이번 사태의 끝을 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더이상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KB금융 정상화를 위한 이사회 역할이 주목된다.

한편 KB금융그룹 사장단은 이날 오전 명동 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KB금융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조동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