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업체와의 가격 경쟁 등 영향으로 국내 휴대폰 산업 규모가 2013년 이후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13일 공개한 ‘국내 휴대폰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주요 스마트폰 출시 이후 확대된 국내 휴대폰 산업은 2013년 이후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사업체 수가 줄어드는 등 빠르게 축소됐다.
전국 산업생산이 2013년 25조4000억원에서 2017년 10조1000억원으로, 사업체 수도 450여개에서 220여개로 감소했다.
경기지역은 산업생산이 7조4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62%가 줄었고, 사업체 수도 160여개에서 80여개로 반토막 났다.
전국 완제품 수출은 2008년 221억달러에서 2018년 61억달러로 지속 감소했다. 부품 수출도 114억달러에서 84억달러로 26% 줄었다.
휴대폰 산업 종사자 수도 2013년 4만명에서 2017년 3만명으로 감소했다.
국내 휴대폰 산업이 2013년 이후 축소한 것은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수요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고, 선진국·프리미엄폰 중심에서 신흥국·중저가폰 위주로 전환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대수 증가율은 2010년 72%까지 상승하는 등 2013년까지 연 40% 이상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으나, 이후 빠르게 하락해 최근에는 1% 대에서 정체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중국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4%에서 2017년 32%로 확대했으나, 국내 업체는 28%에서 23%로 하락했다.
중저가폰의 경우 중국업체 시장점유율은 2014년 15%에서 2018년 6월 45%로 상승했으나, 국내업체는 27%에서 20%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07년 스마트폰 출시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처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중국·베트남 등 신흥국에 생산 시설을 확대한 것도 국내 휴대폰 산업 규모 축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박근형 한국은행 경기본부 과장은 “휴대폰 제조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게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연구개발,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역량을 집중해 국내 휴대폰 생태계의 고부가가치화를 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