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추석 연휴기간 몸은 청와대 안에 머무르지만, 국정운영 구상을 위해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7월말 여름휴가 때도 청와대에 있으면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휴가 중이던 지난 7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아마도 그 시간동안 남아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무더운 여름,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면서”라는 글을 올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느끼는 부담감을 떨치기 힘든 일면을 드러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 연휴에도 ‘연휴 이후’ 신경써야 할 국정과제를 챙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연휴기간) 외부일정은 현재로선 없고, 연휴 이후 경제행보를 비롯해 외교ㆍ국방ㆍ통일 등 여러 국정과제에 대해 구상하고 보고를 받으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염두에 둘 것으로 예상되는 건 남북관계를 비롯한 외교 문제다. 당장 대북 문제에 있어선 ‘5ㆍ24조치’의 해제여부가 논란과 함께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5ㆍ24조치’는 천안함 폭침으로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내려진 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ㆍ입항금지, 남북간 모든 물품의 반출ㆍ반입금지, 대북 신규투자 불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올 들어 제기한 ‘통일대박론’과 지난 3월엔 ‘드레스덴 구상’을 밝힌 뒤 통일준비위원회도 가동하면서 5ㆍ24조치 해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부는 북측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없이는 이 조치의 해제도 불가하다는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부터 5ㆍ24조치 해제론을 들고나와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이 파견되는 문제와 관련해 “(아시안게임은)북한의 많은 엘리트 체육인과 응원단이 와서 교류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몇 년만에 한 번 오는 긴장완화의 좋은 기회”라며 “이걸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정부 당국이 참 무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좀 통 크게 (응원단까지) 다 오라고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같은 당 이인제 최고위원도 “5ㆍ24조치는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며 “그냥 책의 한 페이지를 넘기듯 넘기고 새로운 종이에 새 정책을 쓰면 된다. 그렇게 한다고 전제 조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단은 박 대통령의 몫으로 연휴기간 이를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면, 여기서 5ㆍ24조치 해제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오는 19일 개막하는 만큼 남북이 극적으로 고위급 접촉을 합의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 걸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위원과 통일대화에서 “이제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나와야 할 때”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측 고위 인사들이 유럽과 미국 등을 돌며 외교전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북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틀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살리기와 민생행보는 박 대통령이 한시도 잊지 않는 최대 관심사인 만큼 연휴 동안에도 이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열린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의 속도전을 강하게 주문하고, 규제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규제개혁포털에도 수시로 들어가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아울러 안전산업ㆍ기후변화 관련 산업에 대해 “위기가 아닌 기회”라며 각계에 발상의 전환을 주문하고 있어 연휴 이후에도 이에 대한 강조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조를 짜서 연휴기간(7~9일) 중 하루는 3명의 수석이 근무한다. 6일과 10일은 정상근무로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박 대통령에게 중요 사안을 보고하게 된다.

/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