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연 ‘위축경제의 7가지 징후’ 보고서 지적 - 과도한 상속세ㆍ협력이익공유제…경영권 승계ㆍ이윤동기 위축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이봐, 해봤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이 한마디는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궈낸 기업가 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지금까지도 언급되는 말이다.

최근 경제계에는 과거 1세대 경영인들과 같은 과감한 결단력과 경영전략의 실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같은 기업가 정신의 후퇴가 한국 경제 위축의 징후로 지목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위축경제의 7가지 징후’ 보고서에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힘든 현재의 취약한 사회ㆍ제도적 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과도한 상속세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50~65%에 달하는 과도한 상속세율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기업의 존속 여부를 위협하는 동시에, 기업가정신을 훼손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규제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현재 OECD 36개국 중 상속세 제도가 있는 나라는 23개국(64%)이고, 우리나라는 일본(55%) 다음으로 가장 높은 상속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할증과세 때는 최고세율 50%의 1.3배인 65%까지 부과돼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92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내기로 했다. 이는 그룹 주력사인 LG화학이 지난 한해 동안 1조원 가량을 연구개발(R&D) 투입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입될 수도 있을 막대한 자금이 경영권 승계로 빠져나가는 불합리함이 선제적인 경영전략 수립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협력이익공유제’도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기업의 이윤 동기를 위축시키고, 혁신활동이나 효율성 제고 노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정부가 작년 11월 도입계획을 발표한 협력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관련된 협력 중소ㆍ중견기업과 사전에 약정한 방식으로 나누는 모델을 말한다. 이는 빈부 양극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과도한 대기업책임론과 이에 따른 반(反)기업정서를 불러올 수 있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경련의 주장이다.

한편, 국가별 기업가정신 지수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는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AESI)는 100점 만점에 39점에 불과하고, 조사 대상 44개 국가 평균 47점과 아시아 평균 61점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2016년 23위에서 지난해 33위로 2년만에 10단계나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상승했고, 일본은 45위에서 42위로 세 단계 상승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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