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전기차 배터리’ 갈등 격화 LG “인력영입으로 기술 빼갔다” SK “설계·기술방식 달라 불필요” LG 소송에 SK “엄중 대응할 것”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러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러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을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이 결국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발표한 입장 자료를 통해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 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적극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두 회사의 공방은 한층 격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11년 분리막 특허권과 관련한 양사의 소송전은 이제 막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인력 영입을 통해 주요 기술을 빼갔다는 의심에서 출발했다. 당시 배터리 사업 확대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던 양사는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하는 합의서를 체결하고 소송전을 종결했다.

이번 공방은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사업 초기였던 SK이노베이션이 현재는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설비 등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 도달했다. 사업초기의 후발주자에서 자사의 시장점유율에 위협이 되는 수준의 경쟁자 위치까지 올라선 SK이노베이션을 LG화학이 팔짱만 끼고 볼 수 없을 것이란 관측 속에 양사의 주장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러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화학 직원들이 전기차 배러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영업비밀 빼갔다” vs “기술방식 달라 불필요”=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화살을 겨눈 핵심은 인력 영입을 통해 자사의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을 유출해갔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설계와 기술방식이 다른 만큼 기밀을 빼갈 이유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배터리 핵심소재 하나인 양극재의 경우, 해외 업체의 NCM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생산방식에서도 LG화학이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Lamination & Stacking)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Zigzag Stacking)을 적용하고 있어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1990년대 초반부터 쌓아온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SK이노베이션이 부당한 방법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LG화학 측은 “특허에 있어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특허건수는 1만6685건인데 비해 SK이노베이션은 1135건에 불과하며,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에서도 앞서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재 빼가기” vs “자발적 공채 지원”=LG화학은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 인재들을 “빼갔다”고 주장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공개모집 방식의 경력직 채용에 지원한 인력들을 채용해 “빼가기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만에 자사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고, SK이노베이션의 입사지원 서류에는 2차전지 양산 기술 및 핵심 공정기술 등과 관련된 LG화학의 주요 영업비밀이 상세하게 담겨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이직한 직원들이 제시한 문건은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일 뿐이며, SK이노베이션 내부 기술력을 기준으로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것로 모두 파기했다고 설명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