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주 중국사업총괄 축소, 현지 급파 - 권역본부 정비 이어 인사제도 개편 후속 -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장경영’ 철학 반영 - 현지 판매 확대ㆍ공장 가동률 회복 과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에 상주하던 중국사업 임직원 수를 대폭 줄였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작전본부에 있던 핵심전력을 중국 현지로 보내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철저한 현장경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120명에 달했던 중국사업총괄 임직원 규모를 최근 40명까지 대폭 축소시켰다. 권역본부 재편 이후 다른 지역에 비해 비대했던 국내 조직을 대폭 줄이고 현지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수정된 것이다.
40명 규모의 국내 중국사업총괄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원 인사제도 개편 이후 서울 본사 조직을 중국 현지로 전진 배치하는 인사발령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기존 임직원 규모 최대 8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현지에 급파된 전력은 1ㆍ2팀으로 나눠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익성 향상에 무게를 두고 활동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현지 판매망 확대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과 딜러들의 역량 확대를 아우를 전망이다. 공장 가동률을 회복시켜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이는 게 최종 목표다.
중국사업총괄의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현대차는 중국사업본부장 이병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쇄신 차원의 인사를 단행했다. 차석주 전무와 이혁준 상무를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올리고 중국제품개발본부장과 중국 지구사 총경리를 보임했다. 중국사업본부 임원이 새로 꾸려지자 조직의 현지 전진배치 속도도 빨라졌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현장경영 의지와 맞닿아 있다. 지난달 27일 단행한 그룹 차원의 인사제도 개편도 마찬가지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 시무식에서 강조한 ‘품질경영ㆍ현장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책상보다 현장에서 노동자와 어울리고 소통하던 철학을 위기에 접목하려는 큰 그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위기는 진행형이다. 해외 사업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둔화가 꾸준해서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미ㆍ중 무역분쟁은 현대ㆍ기아차의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차량 비중 9%’ 제도 역시 큰 부담이다.
올해 현대차의 중국 현지 판매실적은 1~2월 각각 3만2034대, 4만8017대로 전년 대비 -46.6%, 6.8%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1월엔 전년 대비 2.3% 감소한 2만9472대, 2월엔 0.9% 소폭 상승한 2만1703대로 집계됐다.
그나마 눈에 띄는 실적을 보였던 지난 2017년 성적표를 고려하면 침체의 골은 생각보다 깊다.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중국시장의 역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점유율은 65%에 달하지만, 여전히 중국공장 가동률과 판매량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연 181만대의 총 생산능력을 지닌 현대차 중국공장 가동률은 현재 44%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부품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향후 전략적인 접근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현지로 활동반경을 넓힌 중국사업총괄 임직원이 가동률 회복을 위해 판매망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가동 중단 이후 매각ㆍ위탁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베이징현대 1공장도 고민거리다. 앞서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기차는 라인을 조정해 전기차를 생산하자고 현대차에 제안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설비 노후화로 경제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중국사업 재편에 따라 그룹 차원의 결단이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지분 50%를 나눈 합작법인이기에 협의가 우선”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차량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합작사와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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