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67%로 전년대비 6단계나 하락
우리 경제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중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년 전보다 여섯 단계나 추락한 순위다. 그간 버팀목이었던 수출까지 부진을 겪고 있어 국제 순위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1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2.67%로 36개 OECD 회원국 중 19위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소수점 아래 2번째 자리까지 비교한 순위다. 우리나라는 아일랜드(6.65%), 폴란드(5.10%), 헝가리(4.94%) 등에도 밀렸다. 칠레와 터키, 이스라엘, 아이슬랜드 등의 연간 성장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발표된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를 앞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17년 13위에서 무려 여섯 단계나 하락한 순위다. 지난 2010년에는 무려 2위까지 기록했지만 2011년과 2012년 10위, 2013년 7위, 2014년 8위, 2015년 16위, 2016년 11위까지 매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가 경제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 지표가 참혹할 정도로 성적표가 비참하다’는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작년 경제 성장률 2.7%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결코 낮은 숫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국제 순위가 여섯 단계나 하락한 상황에서 단순히 미국과 일본 등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오판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연금 등 복지가 확립된 선진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지난해 2.7% 성장했는데도 일자리 부족, 경제 침체 문제가 나타났다. 현재 한국의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은 성장세”라고 밝혔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세계 경제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31일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지난해 5%대였던 수출 증가율이 올해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연구원은 “국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이것이 동남아시아 국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쳐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 시장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당초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26일 국회서 열린 간담회서 “세계경제의 하락세가 우리 생각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경제는 올해 2.6% 성장할 것이라고 지난해 전망했는데, 이보다 조금 낮은 성장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OECD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8%로 내다봤지만 이달 초 0.2%포인트 낮춘 2.6%로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지난해 11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지만 최근 2.1%로 낮췄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지난해 경기를 견인했던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게 미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끝나면서 물량과 단가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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