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對중국 수출’ 20% 급감 최근 4개월연속 마이너스 조짐

무역분쟁 등 글로벌 악재 여전 투자 부진 총체적 위기 목소리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한국경제가 진퇴양난의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의 중추 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급속히 꺾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화학 부문의 단가 하락이 가속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중국 내수 부진, 선진국 수요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자리 침체 장기화와 기업들의 투자 위축, 부동산 등 자산시장 부진 등이 국내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내수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등을 둘러싼 갈등도 고조되며 한국경제의 총체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10일 수출은 109억58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1%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이달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수출 위기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4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2015년 1~4월 이후 47개월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9.7%) ▷석유제품(-39.0%) ▷선박(-9.7%) ▷무선통신기기(-4.1%) 등 주요 품목이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기보다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전환된 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후반 이후 가격 하락세가 반도체 수출액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올 1월 8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1년 전보다 36.5% 떨어졌고, 128GB낸드플래시 가격은 22.4% 낮아졌다. 지난해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였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 효자품목’인 석유제품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석유제품은 작년에 줄곧 수출액이 늘었지만 올해 들어 1월 (-4.8%), 2월(-14.0%) 등을 기록하며 감소로 전환됐다. 국제 유가 하락이 제품 단가에 영향을 미쳐 수출액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국가별로는 ▷중국(-23.9%) ▷미국(-17.0%) ▷유럽연합(-10.2%) ▷일본(-29.3%) ▷베트남(-18.4%) ▷중동(-43.9%) 등으로 대부분 주요 국가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액 감소는 비상이다. 대(對)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월(-3.1%), 12월(-14.0%), 올해 1월(-19.1%), 2월 (-17.4%) 등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26.8%를 차지했다. 반도체·일반 기계·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 부진이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감소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거시 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노무라·바클레이즈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8%에서 지난해 9월 2.7%, 11월 2.6%로 하락했고 올들어 2.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수출 부진을 고려하면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중국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자동차 232조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대부분 2분기에 방향이 잡힐 것 같다”며 “그런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수출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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