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기자회견 내내 ‘영변’ 강조...추가 핵 시설 언급 없어
-추가 협상 전망에도 비관적 뉘앙스 담아
[헤럴드경제=최정호ㆍ윤현종(하노이) 기자]북한이 지난 28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유엔 제재 결의 5건 해제를 요구했다. 이번 회담 결렬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언급한 ‘영변 외 추가 핵 시설’에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현지시간 1일 베트남 하노이의 북한 대표단 숙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동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영변 핵단지 전체,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시설, 모든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데 대한”이라고 북한측의 제안을 설명했다. 최 부상은 “영변 핵단지 내 ‘거대한 농축우라늄 공장’까지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미측의 호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며 “그러나 회담 과정에 미국 측은 영변지구 핵시설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영변이 아닌 강선 등으로 추정되는 영변 외 추가 핵 시설 폐기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이 요구한 제재 완화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리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는 2006년 7월 1695호부터 지난 2017년 12월 마지막으로 채택된 2397호까지 총 11건이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총 6건의 제재결의가 채택됐으며, 리 외무상이 5건이라고 언급한 것은 단순히 북한 기관과 개인을 제재리스트에 포함한 2017년 6월 2356호를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및 우리 정치권에서 우려하고 있는 ‘주한 미군 철수’ 같은 군사적 극단적인 요구는 없었다는 말이다.
향후 추가 북미 협상은 계속되지만, 완벽한 비핵화와 제재 완화 같은 합의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 부상은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측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북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며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좀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는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도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다”며 “우리의 이런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제기해오는 경우에도 우리 방안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hoij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