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 시진핑 中주석 북미회담 설명 가능성 -中ㆍ베트남 경제발전상 목도, 안전성도 고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를 이용해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했다. 김 위원장은 60여시간에 걸쳐 장장 4500㎞의 철길을 달리게 된다. [헤럴드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를 이용해 23일 오후 평양역을 출발했다. 김 위원장은 60여시간에 걸쳐 장장 4500㎞의 철길을 달리게 된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를 이용해 4500㎞, 60여시간 대장정에 나선 데는 복합적인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5일 논평에서 “김 위원장이 전용기 대신 열차를 이용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먼저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존경하는 김일성 주석이 과거 베트남을 방문했던 코스를 다시 밟음으로써 김 주석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할아버지 김 주석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까지 열차로 이동한다고 해도 과거 김일성 수상이 이용했던 구간을 상당부분 다시 밟는 셈이 된다”며 “김 주석과 닮은 외모의 김 위원장이 북한의 나이든 세대에게서 ‘청년 김일성’과 호찌민 베트남 주석의 과거 정상회담 기억을 되살아나게 할 수 있다면 노년층의 무조건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주석은 지난 1958년 11월 베트남을 방문할 때 중국 베이징, 우한(武漢), 광저우(廣州) 등을 들른 뒤 중국이 제공한 비행기편으로 하노이를 찾은 바 있다.

다음으로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은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 방문 후 귀국하는 길에 베이징에 들러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간 유착 가능성에 대한 중국 내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와 미국과 비핵화협상으로 인한 북한 내부 안보 불안감을 모두 불식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다시 한번 시 주석에게 강조하면서 중국의 대북 경제ㆍ군사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철도가 가장 붐비는 춘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감수해가며 김 위원장의 열차 이용을 배려하면서 북중 밀월관계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또 “다른 주변국 정상들에 비해 해외 방문 기회가 적은 김 위원장에게 열차 이용은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주변국들의 경제발전상을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조부 김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둘러본 중국 개혁ㆍ개방의 실험장으로 불리는 광저우(廣州)와 자신이 직접 공들이고 있는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베트남 꽝닌성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하롱베이를 찾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 본부장은 “김 주석이 1958년 6일간 베트남 방문 후 중국 상하이와 우한 등을 거쳐 귀국했던 것처럼 김 위원장도 귀국시 상하이를 거치면서 중국의 개혁ㆍ개방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전용기가 아닌 전용열차를 낙점한 이유로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평양과 하노이 간 직항노선이 없기 때문에 평양-하노이 운항 경험도 전혀, 또는 거의 없는 전용기에 김 위원장이 탑승하는 것에 대해 북한 안전책임자들이 반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김 위원장이 탑승하고 가다 혹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전책임자는 강력한 문책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안전을 책임진 북한 간부는 김 위원장에게 전용기를 이용한 신속한 이동이라는 편리성보다 안전을 위해 기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하는 불편 감수를 권고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shindw@heraldcorp.com